국민의힘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장동혁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특위 첫 회의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SBS뉴스영상캡쳐. 2025.10.23)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서민의 주거 고통을 외면한 ‘무책임한 망언’이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사과를 통해 여론 확산을 차단하려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23일 “국토부 차관의 발언은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무감각한 발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정상화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집값이 안정되면 사라는 말은 국민에게 염장을 지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이 차관은 즉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 역시 “정부 고위공직자가 갭투자 논란을 일으킨 상황에서 국민에게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은 오만”이라며 “정책의 신뢰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안을 집중 추궁하겠다는 방침이다. 당 내에서는 “이 차관의 발언이 정부 정책 전반의 진정성을 흔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사진=SBS뉴스영상캡쳐. 2025.10.23)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발언 논란이 확산되자 하루 만에 진화에 나섰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토부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직자는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의 신뢰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 지도부 차원의 공식 입장”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으로 정책 추진에 혼선을 줘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가 정부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공급 대책 강화와 공직자 윤리 점검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상경 차관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주택 수요자들이) 지금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고 발언했다. 이후 그의 배우자가 경기 분당 아파트를 전형적인 ‘갭투자’ 방식으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국토부는 “국정감사 준비 일정이 많아 부득이하게 현장 일정을 조정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부동산 정책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발언을 둘러싼 책임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