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양강도 삼지연서 의료사고 낸 의사 처형…주민들도 ‘화들짝’
  • 조정희
  • 등록 2020-01-08 13:34:00

기사수정



북한이 ‘혁명의 성지’ ‘인민의 이상 도시’로 선전하는 양강도 삼지연에서 의료사고로 환자를 사망케 한 의사가 지난달 초순 처형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8일 북한뉴스전문매체인 데일리NK에 “지난해 6월 삼지연 읍병원 구급과에서 당직을 서다 환자를 죽게 한 의사가 예심 6개월 이후인 지난달에 삼지연군 보안서에서 실내처형됐다”고 전했다.


이번 의료사고에 대해 소식통이 밝힌 구체적인 전말은 이렇다.


지난해 6월 10일경 삼지연 읍병원에서 구급과 당직을 서던 의사 A 씨는 긴급하게 병원을 찾은 응급환자를 맞았다. 삼지연이 고향인 A 씨는 본래 전공이 피부과였지만 그날 구급과에 불려가 당직을 서던 중이었다.



그는 고통을 호소하는 응급환자에게 1차로 맛내기(조미료)를 물에 풀어 먹였고,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2차로 농약을 물에 풀어 먹였다. A 씨는 당시 읍병원 내에 환자에게 처방해줄 약이 없자 농약을 아주 묽게 타 먹이는 민간요법으로 대응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환자는 목숨을 잃고 말았고, 이에 A 씨는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아 환자를 죽게 만든 죄로 넘겨져 예심 절차를 밟게 됐다. 그리고 약 6개월간의 예심 끝에 의료사고에 따른 책임으로 보안서에서 A 씨에 대한 실내처형이 이뤄졌다.


이 사안은 뒤늦게서야 주민들에게 전해졌고,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약이 없었던 것인데 의사의 죄가 그렇게 큰 것인가’ ‘사람 목숨이 진짜 파리 목숨인 것 같다’는 뒷말이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의료 설비와 자재, 비위생적인 환경 등으로 인해 의료사고가 비교적 흔하게 벌어지는 북한에서 의료사고를 낸 의사에게 처형이라는 극형을 내리는 일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 내부 주민들은 이번 당국의 결정을 상당히 이상스럽게 여겼다는 전언이다.


실제 ‘의료사고죄’에 대한 형량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북한 형법 제198조에 따르면 의료일꾼이 치료와 간호를 불성실하게 하였거나, 잘못하여 환자가 중병에 걸리게 하였거나, 중상해를 입게 하였거나, 죽게 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3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진다. 이 같은 법률에 비춰보더라도 A 씨에 대한 처형은 이례적인 결정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내부에서는 장군님(김정일)의 고향에서 벌어진 부끄러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한다”며 “장군님의 고향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이 수령의 권위 훼손과 맞닿아있다고 본 것이 처형의 근거가 됐다는 말”이라고 했다. 결국 이번 처형은 북한 당국의 우상화 정책과 관련, 삼지연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이 크게 반영된 결과라는 이야기다.


이에 일각에서는 A 씨가 삼지연에서 태어나지 않고 다른 지방에서 의사를 했다면 교화소 정도로 끝났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처형 이후 삼지연 내 병원 의사들에 대한 사상검토와 함께 의사 급수시험을 다시 보게 하는 등의 후속조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소식통은 “삼지연 의사 70%가 도(道) 병원의 의사들로 교체되기도 하고, 의대를 갓 졸업한 실습생들 중 우수한 이들이 삼지연에 우선 배치되기도 해 전반적으로 의사 물갈이가 이뤄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자료출처=데일리엔케이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김문근 단양군수, SNS 밴드 홍보 활동 ‘선거법 위반’ 고발당해 충북 단양군의 김문근 군수가 지역 주민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단양군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고발됐다.  고발인 A 씨는 최근 단양군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김 군수가 수천 명의 주민이 가입한 SNS 밴드 ‘단양의힘 김문근’에서 자신의 실적과 업적을 반복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2. “추석 인사인가, 선거운동인가”…제천·단양 자치단체장 현수막 도 넘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이 곳곳에 내건 현수막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명절 인사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시장과 군수 개인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사전 선거운동용 홍보물이라는 비판이 거세다.제천시청 앞과 각 동 행정복지센터 게시대에는 김창규 제천시장의 이름이 크게 박힌 현수막이 걸렸다....
  3. 안보 대재앙…野 "국민 59%가 등 돌린 방첩사 해체, 누구를 위한 국가 자해인가“ [국회=서민철 기자] 이재명 정부가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를 사실상 공중 분해하는 초유의 조치에 돌입하자, 대한민국 안보의 최전선을 지켜온 예비역들과 정치권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30일 국회에서 '방첩사 해체, 간첩은 누가 잡나?'를 주제로 긴급 정책 토론회를 열고, 이번 조치가 국민 여론과 안보 ...
  4. 10월1일, 경기버스 파업시 파주시 비상 수송 대책안(파주시 홈페이지) [뉴스21 통신=추현욱 ]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는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사 간 협상을 진행 중이며, 30일 조정회의에서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내달 1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한편 파주시는 다음 달 25일 첫차부터 마을버스 요금을 200원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이번 요금 인상은 지난 2019년 요금 인상 이후 6년 만에 시...
  5. 양천구, '제29회 노인의 날 기념행사' 성황리 개최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지난 9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양천문화회관과 스마트경로당 등에서 제29회 노인의 날 기념 ‘언제나 청춘! 건강 백세’ 행사를 열고, 지역 어르신 1,000여 명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이번 행사는 어르신의 활기찬 삶을 응원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특히 사전 행사로 마련한 &l...
  6. 안산시, 경제자유구역 지정 발판 삼아 AI 육성·기업 지원 박차 안산시가 경제자유구역 지정이라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발판으로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산·학·연·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AI 기반 기업 지원과 기술 공모 활성화를 추진하며 지역 혁신성장과 미래 신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안산시(시장 이민근)는 지난 24일 한양대학교ERICA 프라임 컨퍼...
  7. 강서구, 진교훈 구청장 추석 앞두고 전통시장 찾아 민생 살펴 진교훈 서울 강서구청장이 지난 26일(금)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역 전통시장을 찾아 장바구니 물가를 살피는 등 민생을 살폈다. 진교훈 구청장은 이날 방신전통시장과 송화벽화시장을 잇따라 방문해 상인들과 시장을 찾은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또 진교훈 구청장은 과일 가게, 정육점 등 시장 점포 곳곳을 방문해 명절 물가를 살피.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