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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찰아저씨는 왜 우는 아이를 잡아갈까요? - 보령경찰서 경무과 정현로 경사 김흥식
  • 기사등록 2015-06-17 09: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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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로 경사


경찰관을 보고 반가워하는 경우란 극히 드물다. 예전에 도움을 받았거나 혹은 친지 중에 경찰관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피해가거나 애써 눈을 피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도 급한 경우가 아니면 상당히 심사숙고 후 찾아오는 게 대부분이다.

 

필자가 도보 순찰 근무를 하던 때의 일이다. 한 아이가 울고 있었고 그 아이의 어머니로 보이는 분이 난감해 하고 있던 상황에 필자와 눈이 마주쳤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는 말했다. “OO, 자꾸 울면 경찰아저씨가 잡아간다.” 아이는 그때부터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울고는 싶은데 경찰아저씨가 무슨 일인가 하고 쳐다보고 있으니 울기도 웃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한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아이가 떼를 쓸 때는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니까.

 

하지만 필자가 생각할 때는 이 순간이 정말 중요한 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 이 아이에게 경찰아저씨는 나를 잡아가는 사람’ ‘나를 혼내는 사람이란 선입견이 생겼을 것이고 경찰아저씨를 볼 때마다 눈치를 볼 것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속담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부끄럼 없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자신이 위기에 닥치고 어려움에 빠졌을 때, ‘경찰은 무섭다는 기억에 의지해서 자신도 모르게 피하고 꺼져지게 만드는 그런 교육방침은 바꾸는 게 좋을 듯하다. 부모가 단지 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했던 말은 아이가 정작 경찰의 도움이 필요로 할 때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경찰관을 본 다면, 아이에게 무서운 이미지를 심어주기 보다는 길을 잃어 버렸을 때 찾아가는 사람, 낯선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 무언가 나에게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교육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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