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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합동 분향소에 놓인 배달음식..."가는 길마저 초라해야 하나" 조기환
  • 기사등록 2021-09-18 09: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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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KBS뉴스 캡처]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 보도블록 위에 가로 5m 세로 3m 크기의 흰색 천이 깔려 있었다. 그 위에는 천을 여러 겹 접어 만든 작은 임시제단과 양옆의 흰 국화 화분 두개, 플리스틱 컵에 꽂은 향초가 세워졌다. 액자에는‘근조(謹弔) 대한민국 소상공인·자영업자’라는 문구가 적힌 영정 대신 놓였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코로나 장기화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동료 자영업자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임시 분향소다.


길바닥에 차려진 초라한 이 임시 분향소지만 이마저도 전날 '코로나19 더ㅐ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경찰과 8시간 가량 대치 끝에 겨우 마련할 수 있었다.


경찰의 제지 속에서도 자영업자와 시민 등의 추모 행렬은 이어졌다. 직접 조문하지 못한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보내는 방식으로 추모의 뜻을 전했다. 임시 분향소 뒤편의 벤치에 이들이 보낸 치킨, 짜장면 등 배달 음식과 과일, 커피, 소주 등이 쌓였다. 


인터넷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고인(故人)들 가시는 길 배부르게 가시라고 배달 주문했습니다” “상에 올릴 수 있도록 사과, 배 보냈습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여야의원들의 조문 행렬도 있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방명록에서 “마음 저리고 가슴 아픈 사연을 남기고 떠나가신 소상공인 여러분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면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썼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영업자들의 희생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좀 더 제대로 된 분향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영등포구청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정의당 여영국 대표 등도 분향소를 찾았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유승민 전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의 조문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가 되서야 제단 반입이 허용되며 비로소 제 모습을 찾은 합동 분양소에는 동료 자영업자들을 비롯해 500명 가까운 추모객이 찾아 먼저 떠난 이들을 추모했다. 비대위 측은 18일 오후 11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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