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AI ‘지각생’ 애플, 오픈AI 손잡아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06-12 17:49:54

기사수정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본사)에서 열린 애플의 ‘연례개발자대회(WWDC)’에서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AI는 무엇보다 당신의 일상과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해야 한다. 애플은 퍼스널 AI 시대를 열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실리콘밸리 개발자들뿐 아니라 월가 증시 분석가들의 이목이 쏠려 있었다. ‘AI 늦깎이’ 애플은 올해 시가총액 1위에서 MS와 엔비디아에 모두 추월당하는 ‘굴욕’을 겪었기에 애플의 AI 전략에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음성 비서 ‘시리’다. 2011년 탄생 때만 해도 혁신의 상징이었지만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오픈AI의 챗GPT에 밀리면서 놀림거리 신세였다. 하지만 이날 애플이 사전 녹화로 보여준 기능은 맞춤형 비서로 불릴 만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북에 담긴 개인의 사진과 문자, 타인과 주고받은 파일, 개인 일정 등을 데이터로 활용해 맞춤형 답변 생성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내가 추천한 책이 뭐였지’라고 물으면 문자나 이메일에서 아내와 대화한 기록을 바탕으로 책을 찾아준다. “주말여행에서 먹었던 음식사진만 찾아줘” “딸 공연시간에 맞추려면 팀 회의를 몇 시에 끝내야 할까” 등 사용자의 대화와 일정, 온라인 검색 등을 통해 답변을 찾아준다.
이모티콘과 AI가 만난 ‘젠모지’도 현장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서핑보드를 타는 공룡 이미지’ ‘영웅 같은 우리 엄마’라고 문자로 입력하면 알아서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이를 이모티콘처럼 쓸 수 있는 것이다. 아이폰에 없어 사용자 불만이 높았던 기능인 통화 녹음과 실시간 녹취도 가능해진다.
애플은 올해 가을 영어 버전을 시작으로 내년 한국어를 비롯한 다른 언어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미 AI폰을 선보인 삼성전자와의 경쟁은 내년에야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애플은 오픈AI의 기술을 빌린 만큼 자체 AI 기술 수준을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개인용 디바이스 기업의 강점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시장조사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에버코어 ISI의 애널리스트 아밋 다리야나니는 “애플은 AI칩에 수조 원을 지출하지 않고도 생성 AI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최신 폰에만 AI 기능을 넣어 ‘아이폰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의 시작을 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 게시글을 통해 “애플이 운영체제(OS) 단계까지 오픈AI와 통합한다면 내 회사들에서 애플 기기는 금지될 것”이라며 “애플이 (우리의) 데이터를 오픈AI에 넘겨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처럼 데이터센터에서 정보를 처리하지 않고 아이폰 디바이스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보안을 오히려 강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심찬 발표에도 애플 주가는 이날 1.9% 하락했다. 경쟁사에서 이미 출시한 서비스가 많아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11년 동안 WWDC 기조연설 당일 기준 최대 낙폭이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스타필드 빌리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서울 서래마을 인기 베이커리 카페 ‘아티장베이커스’ 개점 [뉴스21 통신=추현욱 ] 스타필드 빌리지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을 보였다.3일 가오픈한 운정점 내부는 파주 시민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만큼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 고객이 대다수였다. 반려견과 찾은 고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실제 운정점은 기존 스타필드와 달리 아이 .
  2.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3. 강동구 복지단체 - 취임식과 송년회를 성황리에 마치다 지난 12월1일(월) 강동융복합복지네트워크 [김근희총회장 취임식 및 송년회]가 만나하우스에서 성황리에 치루어졌다. 식전행사로 김희옥(전.송파구립합창단원)의 ‘님이오시는지. 에델바이스’와 최주희가수의 ‘백년살이’ 열창에 이어 손재용 수석부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된 이 날 행사엔 강동구 이수희구청장. 조동탁구...
  4. [단독]"6년간 23억 벌었는데 통장은 '텅텅'?"... 쇠소깍협동조합의 수상한 회계 미스터리 [제주 서귀포=서민철 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명소인 쇠소깍 수상 레저 사업이 수십억 원대 '수익금 불투명 집행 의혹'에 휩싸였다. 2018년 행정 당국의 중재로 마을회와 개인사업자가 결합한 '하효쇠소깍협동조합'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도, 회계 장부상 돈이 쌓이지 않는 기형적인 운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 23억 ...
  5. 삼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취약계층 김장김치 지원 ▲사진제공:울주군청 울주군 삼동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한상준, 박두진)가 5일 지역 내 취약계층 가구 70세대에 김장김치를 전달했다.이날 협의체 위원들은 지난 8월에 직접 심어 수확한 배추로 김장김치를 담갔다. 이어 대상 세대를 방문해 김장김치를 전달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했다.한상준 위원장은 “이번 사업이 물가 ...
  6. 울주군보건소, 정신재활시설 좋은친구들 그림책 전시회 개최 ▲사진제공:울주군청 울주군보건소가 지역 정신재활시설인 ‘좋은친구들’이 5일 남구 민간 전시공간에서 정신장애인이 만든 그림책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좋은친구들은 울주군보건소의 지원을 받아 정신장애인의 사회적응력 향상과 창의적 여가활동을 위한 ‘In My Book:마음 엮어 책한권(그림책 창작 프로그램)’을 운.
  7. S-OIL, 온산읍 취약계층 지원금 5천만원 전달 ▲사진제공:울주군청 S-OIL 울산공장이 5일 울주군 온산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준호 온산읍장, 박성훈 S-OIL 상무, 박광철 온산읍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양호영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온산읍 취약계층 지원금 5천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금은 온산읍 내 복지위기가구 및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