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폭염 속 푸틴 환영에 지친 아이들…북 주민 동원 ‘민낯’
  • 장은숙
  • 등록 2024-06-25 09:33:07

기사수정


▲ ‘사진=자유아시아방송’ 북한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공식 환영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지도자가 함께 참석한 모습. 많은 어린이들이 북한과 러시아의 국기를 흔들며 이들을 환영하고 있다.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김일성 광장에 도착하자 북한 주민들과 아이들이 열렬히 환호했다.


청년들은 러시아 국기 색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색, 그리고 흰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인공기와 꽃을 흔들며 연신 ‘환영’을 외쳤다.


또 다른 위치에서는 붉은 넥타이를 맨 소년단 학생들이 해바라기를 흔들고, 초등학교 저학년 혹은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어린이들은 폴짝폴짝 뛰며 환성을 지릅니다. 겉으로 보기엔 온 마음을 다해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이였는데, 속사정은 달랐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김일성 광장을 방문해 환영 행사에 참석한 시간은 정오. 기온이 33도를 웃도는 폭염의 날씨였다.


땡볕 아래서 환영 행사에 동원된 주민들의 고달픈 모습은 한 러시아 매체의 카메라에 담겨 외부에 고스란히 공개됐다.


영상 속 장면에서 한 주민은 팔을 치켜들고 흔드는 게 힘들었던지 팔을 잠시 내렸다가 화들짝 올려 다시 흔들어 대는가 하면, 오랜 기다림에 자세가 흐트러진 아이들을 혼내며 지도하는 선생님의 모습도 노출됐다.


철저하게 통제하고 편집을 해서 공개된 북한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었다.


한국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동완 교수는 무더위에 야외 일정을 취소한 양국 정상이 정작 아이들을 땡볕에 세워뒀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보위원으로서 근무하며 대규모 환영 행사에서 주민 통제를 맡았던 정현철(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 요청) 씨. 

정 씨는 이번에 공개된 영상 속 주민들의 모습이 과거 북한에서 마주했던 주민들 모습과 쏙 빼닮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김일성 광장에서 환영 행사에 참석한 시간은 10분 가량. 이 10분을 위해 주민들은 며칠 전부터 밤낮으로 연습하고, 당일에는 5~6시간 전부터 현장에서 대기해야 했다는 말이다.


 과거 1960년 대 김일성 주석 시대부터 북한에서 환영 행사를 지켜봤던 탈북민 최태선 씨는 현재와 달리 과거에는 환영 행사에 참여해 추가로 배급받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최 씨는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초밀착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과거에 비해 확실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며 현재의 북러 관계에 회의적인 견해도 덧붙였다.


강동완 교수는 북한 주민들의 가공되지 않은 고달픈 삶이 여실히 드러난 점이 되레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거둔 의외의 성과가 됐다고 꼬짚었다.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남 이후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한 푸틴 대통령.

두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며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지만, 정작 러시아 매체가 공개한 영상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행사 동원 민낯이 드러났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 선거가 오면 나타나는 사람들, 끝나면 사라지는 정치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도시의 공기는 아직 조용하지만, 정치인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SNS가 먼저 반응한다.현장 사진, 회의 사진, 시민과 악수하는 장면이 연달아 올라온다. 마치 그동안 도시 한가운데서 살고 있었던 것처럼.하지만 시민들은 기억한다. 그 사진 속 인물들이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2.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 제9대 회장에 장석훈 취임 서산지역 사회복지 민간 허브 역할을 맡아온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가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새 집행부 출범을 공식화했다.협의회는 지난 1월 24일 오후 3시 서산시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제8·9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완섭 서산시장과 성일종 국회의원, 조동식 서산시의회의장, 윤만형 서산시체육회장 등 ...
  3.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주가누르기·중복상장 방지법 등 추가 검토" [뉴스21 통신=추현욱 ] 코스피 지수가 22일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중복상장 방지법’을 추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초청 오찬을 마친 뒤...
  4. 삼성전자, 갤럭시 공급망 대격변… "중국·대만산 비중 확대, 생존 위한 선택" [뉴스21 통신=추현욱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 삼성전자가 자사 플래그십 및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시리즈에 중국과 대만산 부품 탑재 비중을 파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과 가중되는 원가 압박 속에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급 풀이된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 미국 새 국방전략 “한국, 지원 제한해도 북 억제 ‘주된 책임’ 가능… [뉴스21 통신=추현욱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국방전략(NDS)에서 북한이 여전히 한·미·일에 강력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한국이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어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NDS는 또 이란 핵시설 폭격과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언급하면서, 다른 국가가 미국의 이..
  6.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신임 중소기업은행장 내정 [뉴스21 통신=추현욱 ]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62·사진)가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금융위원회는 22일 이억원 위원장이 장 대표를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장 내정자는 1989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 강북.
  7. '부동산 전자계약' 급증...편리한데 금리 혜택까지 [뉴스21 통신=추현욱 ] 지난해 부동산 매매·임대차 전자계약 이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토교통부는 지난 한 해 전자계약으로 체결된 부동산 거래가 50만7431건으로 전년(23만1074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전자계약 건수가 50만건을 넘어선 것은 2016년 시범 도입 이후 처음이다.특히 민간에서 체결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