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노소영 300억 메모'…정치권·사법당국 盧비자금 정조준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09-19 17:52:35

기사수정
  • 법무장관, 6일 예결위 질의 과정서 "노태우 비자금, 법률검토 나설 것" 답변


국민 대다수 뿐 아니라 사법·과세당국 수장들도 이른바 '904억 김옥숙 메모'로 촉발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엄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이 메모속 300억원이 SK그룹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기업 성장에 기여했다고 봤다.

하지만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2심 판단과 달리, 사법·과세당국은 노 관장 측이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의 불법 비자금을 증여세 없이 받은 다음 대규모 재산 증식의 원천으로 쓴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전에 나오지 않은 노 전 대통령 일가의 새로운 은닉 재산이 나왔고 상속 과정에서 세금포탈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먼저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옥숙 여사의 메모 속 자금에 대해 "세금포탈이 확인되면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있다"며 "조만간 법무부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역시 지난 3일 인사청문회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재수사와 관련해 "총장으로 선임된다면 법률적 검토에 나서겠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필요성에 대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당국의 조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박성재 장관은 2006년 무렵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을 지내며 직접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관련 수사를 하며 추징에 관여했던 적이 있어, 이 사안과 관련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는 관측이다.

노 전 대통령의 불법 자산에 대해 국가가 환수·추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복형 헌법재판관은 지난 10일 인사청문회에서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의 불법성이 확인돼) 추징할 수 있는 자산은 추징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발 더 나아가 "정당하지 않은 자금의 형성 경위 등 범죄혐의점이 있다면 수사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강민수 국세청장도 지난달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재판 과정에서 나온 것이든 소스가 어디든 과세해야 할 사안이면 당연히 과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 청장은 앞서 본인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의 증여세 과세 여부에 대해 “시효가 남아 있고 확인된다면 당연히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최근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2%가 노 관장이 SK에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300억원이 노 전 대통령의 추가 불법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또 이 중 절반 가까이는 노 전 대통령 일가에 '엄중처벌'을 해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근 여론의 흐름을 보면 국민 대다수 역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사법·과세당국은 노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에 대해선 반드시 회수하고 처벌해야 할 대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이로 인한 노 관장의 재산 기여도 등 전례 없는 쟁점이 포함된 만큼 이번 이혼 소송을 심리 중인 대법원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르포>어둠의 시대, 동네에서 발견한 '참된 교회' [뉴스21 통신=홍판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여전히 냉소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다운 교회'를 찾기 어렵다는 말도 흔하다. 그러나 기자가 살고 있는 의왕시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지역을 밝히는 공동체를 만났다.예배당 없이 학교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리는 의왕우리교회(담임목사 온기섭)가 바로 그곳이다. 의왕우리.
  2. 공무원 사칭 사기 기승… 제천·단양서 연이어 발생 “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충북 지역에서 공무원 사칭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영업자와 납품업체들의 주위가 요구되고 있다.최근에는 제천시에 이어 단양군에서도 군청 재무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가 실제로 시도됐다.단양군의 한 환경업체 직원 A 씨는 지난 12일, 모르는 번호로부터 부재중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했다. 상대방은 자신을 “재무과 직...
  3.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ㅂㄴ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반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는 11월 12일(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반구1동의 대표 명소와 전통시장을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애어린이집, 파랑새생태유치원, 햇살지역아동센터, 나토얀태권도...
  4. 뉴스21, 경기북부 10개 시·군·구, 창원시, 제주특별자치도와 협력해 골목시장 디지털 전환 추진 뉴스21이 의정부, 포천, 양주, 동두천시와 협력해 골목시장과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이번 사업은 K-문화 확산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결제 수요 증가와 지역 상권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핵심 사업은 시장 내 점포에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는 스마트 키오스크를 보급하는 것이다.키오스크에.
  5. 북구 농소1동 통장회, '줍깅데이' 환경정화활동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북구청북구 농소2동 통장회는 14일 박상진호수공원에서 '줍깅데이'를 열어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했다. 박천동 북구청장과 김상태 북구의회 의장 등이 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 북구보건소, 음주폐해 예방의 달 절주·금연 캠페인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북구청북구보건소는 11월 음주폐해 예방의 달을 맞아 14일 양정생활체육공원과 오치골공원에서 절주·금연 캠페인을 실시했다.
  7. 고양시, 오는 16일 ‘2025 손기정 평화마라톤대회’.. 제2자유로 교통통제 [뉴스21 통신=추현욱 ]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오는 16일 ‘2025.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 개최에 따라 고양시 주요 도로 교통통제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11일 밝혔다.‘2025년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는 광복80주년 정부 기념사업으로 손기정기념재단과 스포티비뉴스에서 주최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고양특...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