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전북지역 무용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육정림(1928~1987)의 삶과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행사가 잇달아 열리며 지역 사회에 새로운 문화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군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한국 전통무용과 한국무용을 접목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던 육정림은, 전북지역의 무용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된다.
전북대학교 이야기연구소는 오는 2024년 12월 23일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1호관 201호에서 육정림의 예술 세계를 기리는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담론과 재현'이라는 주제로, 육정림의 작품세계와 그의 예술적 유산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전북자치도립무용단 지도위원인 최은숙 씨의 사회로 진행되며, 세 가지 세션으로 나뉜다.
첫 번째 세션은 국립경상대학교 명예교수인 이영희 씨가 육정림의 업적과 지역사회에 남긴 문화적 가치를 기리는 발표로 시작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중고제 한량무의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김덕순 류 보존 회장 이강용 씨가 육정림과 그의 예술 세계를 회고한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이야기연구소의 연구교수 이정훈 씨가 육정림의 작품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지역성과 현대적 의미를 논의한다.
군산의 문화유산, 육정림의 작품으로 재조명
이어 2024년 2월 27일에는 군산시 장미갤러리에서 이야기연구소가 주관하는 두 번째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는 육정림의 대표작 ‘아리랑(1953)’을 재현하며 군산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되짚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날 프로그램은 세 가지로 구성된다. 1부는 이야기연구소 이정훈 연구교수가 육정림의 지역적 유산을 다루는 발표로 시작한다. 이어 2부에서는 댄스프로젝트 해랑의 최은숙 씨가 육정림의 대표작 ‘아리랑’을 재현하는 공연을 선보인다. 마지막 3부에서는 ‘육정림의 귀환’이라는 주제로 집담회가 열리며, 지역 내 무용가와 학자들이 ‘춤추는 여자들’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육정림의 예술 세계와 그가 한국 무용계에 끼친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육정림은 20세기 중반, 서해안의 항구도시 군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전통적인 춤사위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그의 작품 ‘아리랑’은 한국적 정서를 춤으로 형상화한 대표작으로, 당시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행사를 통해 육정림의 예술이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무형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육정림을 기리는 이번 연속 행사는 전북 지역이 가진 독창적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지역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행사 관계자는 "육정림 선생님의 예술 세계를 재조명함으로써 전북 지역의 무형유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야기연구소는 이번 행사 외에도 육정림과 관련된 지역의 구술자료 및 시각자료를 아카이브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육정림의 예술적 업적을 디지털화하여 널리 공유하고, 지역 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에 기여할 계획이다.
바쁜 연말과 새해를 맞아 전북 지역의 독자들에게 육정림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를 넘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문화적 가교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