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탐사-심층보도] 군산 고군산군도 출렁다리 ‘부식 심각’…관리 사각지대 드러나
  • 임호정 전북취재본부
  • 등록 2025-02-24 08:47:59
  • 수정 2025-02-24 09:05:55

기사수정
  • - 고군산군도 출렁다리, ‘부식 경보’…시·시공사 책임 공방
  • - 부분준공 승인 후 수년간 점검·보수 전무
  • - 군산시 “계약서 살펴 대응”…시공사 “설계·시공 문제 없어”



▲ 문제가 발생한 제4 인도교


[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군산 고군산군도 말도·명도·방축도를 연결하는 인도교의 일부 출렁다리에서 심각한 부식이 확인됐다. 특히 데크 하부를 지지하는 금속 구조물이 크게 녹슬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현장 사진을 보면, 곳곳에서 부식이 진행돼 철판이 갈라지고 떨어져 나간 흔적이 뚜렷하다.


해당 출렁다리는 군산시가 보증을 발급한 뒤 부분준공 승인을 받은 시설물이다. 그러나 승인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점검이나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 부실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군산시와 시공사는 책임 소재를 놓고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점검·보수 한 번도 안 해"시 관리 부실 도마 위


고군산군도 출렁다리에서 부식이 처음 확인된 것은 최근 몇 개월 새다. 주민들이 시설물 노후화 문제를 지적하면서 시에 정밀 점검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실제로 본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다리 하부 지지대 곳곳에서 부식이 심각하게 진행돼 있으며, 일부 철골 구조물은 손으로 만져도 쉽게 부서질 정도로 약해져 있었다.


군산시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출렁다리에 대한 점검과 보수를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문제에 대해 시공사와 보수·유지관리 계약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설물 유지·관리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책무 중 하나다. 수년간 점검 한 번 없는 관리 방식이 타당한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시설물 유지·관리를 규정한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해당 출렁다리는 정기적인 점검을 받아야 하는 대상에 포함된다. 하지만 군산시는 단 한 차례도 정식 점검을 실시하지 않은 채,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서야 뒤늦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


▲ 심각한 부식이 발생한 인도교 사진



시공사 설계대로 시공, 문제 없다


반면, 시공사 측은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시방서에 명시된 자재와 설계도면을 정확히 준수해 시공했다이 때문에 부분준공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본지가 확보한 사진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일부 부식 부위의 상태가 단순한 환경적 요인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건설 구조 전문가는 해안가에 위치한 시설물인 만큼 내염성이 강한 특수 도료나 부식 방지 처리가 반드시 설계에 반영됐어야 한다해당 시설물은 방청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책임 공방이 격화되면서 근본적인 유지·보수 예산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군산시는 유지·보수 책임이 시공사에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보수비용이 시공사의 책임으로 떠넘겨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군산시 예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출렁다리 유지·보수 예산이 전혀 편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시공사에 책임을 떠넘기려 해도 별도의 보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면 결국 시에서 별도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설물 유지관리는 지자체의 주요 책무라며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점검조차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 태만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시급한 안전 점검 필요


출렁다리는 지형적 특성상 높이가 높고 흔들림이 강한 구조적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부식이 심하게 진행된 상태에서 하중이 가해지면 붕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출렁다리는 일반적인 보도교보다 하중이 집중되는 구조물이므로, 조속한 보수 공사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본지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금속 지지대의 상당 부분이 부식으로 인해 본래 구조적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군산시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예산 편성이 지연될 경우 보수 공사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출렁다리가 부식된 상태로 방치되다가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책임 회피보다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군산 고군산군도의 출렁다리 부식 사태는 단순한 관리 부실 문제를 넘어, 지자체와 시공사의 책임 공방, 예산 부족, 시설물 유지·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다. 특히, 부분준공 승인 이후 수년간 점검 한 번 없는 행정 행태는 명백한 문제로 지적된다. 앞으로도 군산시는 출렁다리를 포함한 시설물 유지·보수에 대한 예산 확보와 점검 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제 군산시는 책임 회피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때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삼성전자 목표주가 15만원으로 상향...“실적 모멘텀 2026년까지 이어진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2026년까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31일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5만원으...
  2. 아날로그 인지학습교구(생각정원) 선두기업 “ ㈜생각나게 ” [뉴스21 통신=배석문 ]아날로그 인지학습교구(생각정원) 선두기업 “ ㈜생각나게 ”유아부터 노인 등 전 세대활용 및 100세시대 치매예방 및 치유도움 적극 기여세계유일 특허품(G2B/S2B등록)으로 국내 및 세계시장 보급착수㈜생각나게 대표이사 채덕규 1. 회사의 사훈 및 경영철학은 무엇인가요?“정직한 마음 올바른 생각을 선도하는...
  3. 제천 S목욕탕 여탕 냉탕서도 ‘인분’…남탕 이어 위생 논란 확산 충북 제천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대변을 본 혐의로 40대 남성이 입건된 가운데, 같은 지역의 또 다른 목욕탕에서도 인분이 반복적으로 발견돼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제천시 청전동의 S 목욕탕을 이용 중인 A(여) 씨는 “최근 냉탕에서 인분이 떠다니는 일이 잇따랐다”며 “지금까지 8차례나 이런 일이 있었지만, 누가 그런 짓을 ...
  4. 몸속의 불멸 코드 — 2025 노벨의학상이 밝힌 '면역의 오해' [뉴스21 통신=홍판곤 ]2025년 10월 6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포럼에서 노벨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메리 E. 브룬코우, 프레드릭 J. 램스델, 시키몬 사카구치 세 명을 선정했다. 그들이 밝혀낸 것은 우리 몸속의 '면역 브레이크', 즉 조절 T세포였다. 면역은 단순히 싸우는 기능이 아니라, 싸움을 멈출 줄 아는 지혜를 ...
  5. 파주시, ‘제7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 11월 1일 개최 파주시는 오는 11월 1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운정호수공원 일원에서 ‘제7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를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올해 불꽃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며,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7시 35분 ‘불꽃쇼’와 ‘불빛정원’이 이어 진행될 예정이다.파주시는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
  6. 이재명 대통령∙시진핑 정상회담…고급 바둑판∙자개 쟁반 선물 [뉴스21 통신=추현욱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시작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정상회담이 열리는 국립경주박물관 앞에서 시 주석을 직접 맞이했다. 두 정상은 웃으며 악수한 뒤 건물 안으로 함께 들어섰다. 이날 양 정상은 동일한 남색.
  7. APEC 정상 경주선언 채택…무역 비롯 글로벌 경제 협력 방향 제시 [뉴스21 통신=추현욱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간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회원 정상들은 APEC 정상 경주선언과 APEC AI 이니셔티브,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등 총 3건의 문서를 채택했다.APEC 정상 경주선언은 올해 APEC의 3대 중점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