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 의성 산불의 발화 지점이다.
무덤 주위가 온통 까맣게 그을렸다.
불길이 번진 숲 쪽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나무들은 숯이 됐고, 불이 나무 전체를 태우는 '수관화' 탓에 이파리 하나 남지 않았다.
산 정상 쪽도 피해는 마찬가지다.
이곳 산 능선까지 빠르게 번진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건너편 산까지 옮겨붙었다.
나무들이 뿌리까지 몽땅 타면서 지반이 약화됐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토양 내에서 물기를 머금는 유기물이 불타 흙도 빗물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과 두어 달 뒤 여름철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 토사 유출은 물론 산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대형 산불이 난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그다음 달 폭우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났다.
산불 피해 지역의 지형도 문제다.
경사가 심해 흙이 더 쉽게 쏟아질 수 있다.
산림 당국은 산불 피해를 본 경북 5개 시군을 대상으로 사방 시설 설치를 위한 긴급 조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