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장당 2000원에 바꿔드려요”… ‘지브리풍’ 열풍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4-09 23:49:42

기사수정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해 ‘스튜디오 지브리’ 등 유명 애니메이션 업체 화풍을 흉내 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유행하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이를 유료로 변환해 주겠다는 상업성 글까지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에 저작권 등을 지적하는 의견이 나오자, 중고 거래 플랫폼들은 제재에 나섰다.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지난 8일 공지를 통해 “AI 생성 이미지의 저작권 및 소유권에 대한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해당 상품 거래가 분쟁 소지 및 법적 이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AI를 통해 생성된 이미지 기반 상품에 대해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번개장터가 이 같은 공지를 한 건 최근 돈을 받고 챗GPT를 활용해 사진을 원하는 스타일의 애니메이션 화풍으로 변환해 준다는 식의 판매 글이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이런 흐름은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도 나타났다. 이에 당근마켓 역시 생성형 AI를 활용해 요청에 따라 가공한 사진들은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자사 중고 거래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당근마켓 측은 “이런 상품의 유상 거래는 구매자가 기대와 다른 결과물을 받게 되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며 “관련 게시글을 등록하거나 신고가 접수되는 경우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오픈AI가 새 이미지 생성 모델 ‘챗GPT-4o’을 도입한 이후,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지브리의 화풍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이미지 생성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샘 울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생성형 AI 활용 판매 글들도 대부분 사진을 주면 챗GPT를 활용해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가격대는 장당 500~3000원 사이에 구성됐다. 판매자들은 “사진 보내주시면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어 드려요” “웨딩 커플 사진 보내주시면 지브리 스타일로 변경해드려요” 등의 내용으로 홍보했다. 당근마켓에서는 업체로 등록한 뒤 “간직하고픈 사진을 생성형 AI를 활용해 지브리 스타일로 바꿔드리겠다”는 판매자까지 등장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미지 거래를 제한하고 나선 것과 별개로, 온라인상에서는 이 돈벌이 수단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아직 저작권 침해라고 단정되지 않았으니 문제 되지 않는다”는 반응과 “창작 스타일을 빌려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건 문제”라는 의견이 맞섰다.

저작권 침해 논란을 두고서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오픈AI가 지브리를 비롯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들과 저작권 계약을 맺었는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명한 제작사나 만화의 화풍을 활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반면, 저작권 침해로 단언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다만 박애란 한국저작권위원회 변호사는 “저작권법상 스타일이나 화풍 같은 아이디어 영역은 저작물로 보호되지 못하고 표현이 보호된다는 원칙이 있다”며 “저작권법상 보호받지 못해도 부정경쟁 방지법 같은 다른 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어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저작물을 사용한 것이 저작권 침해인지에 대한 쟁점이 있다”며 “관련 소송 등 분쟁들이 계속 생기고 있다”고 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2. [단독]"6년간 23억 벌었는데 통장은 '텅텅'?"... 쇠소깍협동조합의 수상한 회계 미스터리 [제주 서귀포=서민철 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명소인 쇠소깍 수상 레저 사업이 수십억 원대 '수익금 불투명 집행 의혹'에 휩싸였다. 2018년 행정 당국의 중재로 마을회와 개인사업자가 결합한 '하효쇠소깍협동조합'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도, 회계 장부상 돈이 쌓이지 않는 기형적인 운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 23억 ...
  3.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4.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5.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6.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7.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