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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출동한 1특전대대장, 尹 앞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4-22 12: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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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라리 저를 항명죄로 처벌해 달라”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한 특전사 간부가 윤 전 대통령 법정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직속 상관에게서 ‘윤 대통령의 지시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들은 바 있다고 이날 재차 증언했다.


김형기 특전사 1특전대대장(중령)은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속개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2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 재판부가 발언권을 주자 이같이 말했다.

김 중령은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제가 군 생활을 23년 하면서 바뀌지 않는 게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고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조직에 충성하고 조직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12월 4일 받았던 임무(정치인 끌어내기)를 어떻게 수행하겠나”고 말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윤 전 대통령을 검사 시절 스타로 만들었던 유명한 발언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은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게 충성하는 것이냐’는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김 중령은 “차라리 저를 항명죄로 처벌해달라”며 “제 부하들은 항명죄도 내란죄도 아니고 아무 잘못이 없다. 부하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래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 중령은 “저는 군이 정치적 수단에 이용되지 않도록 제 뒤에 앉아 계신 분들이 날카로운 비판과 질책 통해 감시를 해 주길 바란다”며 “그래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죄송하다”고 발언을 마쳤다.

김 중령은 지난 14일 공판에서도 계엄 당일 오전 0시30분께 국회의사당 1정문 근처에 도착해 이상현 제1공수특전여단장으로부터 ‘국회 담을 넘어 본관으로 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게 맞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은 것은 없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검사는 해당 질문을 언급하며 ‘지난해 12월 4일 오전 1시경 이상현 제1공수특전여단장에게 ’대통령 지시다, 문을 부숴서라도 의원을 끄집어 내라‘는 지시를 받았는지’ 다시 되물었다.

그러자 김 중령은 “예 있다”고 답했다. 검사가 이어 ‘대통령의 지시가 없었어도 이 여단장이 ’대통령 지시다‘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었나’라고 묻자, 다시 “없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사의 해당 신문에 대해 “너무 가정적 질문”이라며 반발했으나, 재판부는 “일단 재반대신문을 하고 말씀하시죠”라고 이를 제지했다.

김 중령은 계엄 종료 이후에도 ‘대통령 지시가 아니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여단장(이상현)께서 (상급자인) 곽종근(특전사령관)과 통화했고 정확히 대통령이란 단어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방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하면 미리 병력을 출동 시켜 국회 인근에 대기하는 게 당연하다”며 “실탄을 삽탄하는 게 작전으로만 따지면 상식”이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중령은 “질문이 모호하다”며 “저는 그런 계획을 세우지도 않고 실행하지도 않는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변호인단과 계속 말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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