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 던지고 입김 한 번 불고.
4월 중순에도 쌀쌀한 날씨에 자꾸만 손을 입에 가져갔던 선발 폰세.
꽁꽁 언 손 탓인지 1회부터 폰세가 흔들리자 양상문 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손을 잡아줬고, 폰세는 7이닝 무실점, 삼진 12개를 잡는 호투로 응답했다.
12연승의 고비였던 9일에는 김경문 감독의 작전 야구가 통했다.
두 점 뒤진 7회, 키움이 투수를 바꾸자, 대타 이도윤을 투입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김태연의 대타 카드와, 이원석의 대주자 기용도 적중하면서 순식간에 동점에 성공했다.
66살 현역 최고령 감독이지만, 승부처에서는 누구보다도 과감했다.
이어진 수비는 공격 못지않게 완벽했다.
최주환과 이주형에게 연속으로 우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2루로 몰린 위기.
다음 타자 카디네스를 병살로 깔끔하게 처리한다.
이전 수비 위치였다면 안타였지만 이번엔 황영묵이 마치 기다린 듯 방향을 예측해 제대로 잡았다.
이어 김태진의 땅볼 타구로 황영묵이 잘 처리하면서 7회를 실점 없이 마감했는데, 두 번 모두 수비 코치의 위치 조정이 신의 한 수가 됐다.
평균 자책점 1위의 최강 마운드와 노시환과 문현빈을 앞세운 타선의 힘.
그리고 선수들에게 무한 신뢰를 받는 코치진까지.
균형 잡힌 한화의 질주가 팬들에게 1999년의 우승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