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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허상’의 투자유치…43% 차지한 데이터센터는 '그림의 떡' - “3조 샴페인, 아직 따를 잔도 없다”- - 기념 영상에 1천만 원, 시민은 허탈- 남기봉 본부장
  • 기사등록 2025-07-14 15:40:11
  • 수정 2025-07-14 1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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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김창규 제천시장이 민선 8기 3주년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가 3조 원 투자유치 달성을 자축하며 기념 영상까지 제작했지만, 정작 절반에 가까운 사업은 껍데기뿐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사업 착수 없이 MOU(양해각서)만 체결된 상태에서 ‘성과’로 포장해 홍보에 열을 올리는 제천시의 행보에 대해, 시민사회는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나친 자화자찬”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3조 중 1.3조 원, 데이터센터 '무산 직전’

제천시가 지난 3년간 유치했다고 밝힌 3조3,947억 원의 투자유치 가운데 무려 43%를 차지하는 2개 데이터센터 사업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2023년 제천시는 웰컴자산운용·디엘건설 등과 함께 ‘제천 인터넷 데이터센터’ 조성 계획을 밝혔지만, 정작 사업의 핵심인 참여기업은 단 한 곳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또 다른 ‘친환경 재생에너지 데이터센터’도 상황은 비슷하다. 화인자산운용 등 3개사가 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전기 공급의 핵심인 바이오매스자원화시설 확보가 사실상 요원한 상태다.


두 사업의 총액은 1조3,000억 원. 즉, 3조 투자유치라는 숫자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호텔·리조트도 ‘말뿐’…자본력 부족한 업체들

2023년 4월, 제천시는 자본금 1억 원짜리 특수목적법인(SPC)과 의림지 한옥 호텔 사업(1,000억 원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현재 투자금은 절반인 500억 원으로 축소, 자금 부족으로 인해 부지 확보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에 들어설 예정이던 종합리조트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 사업주체인 ㈜아성파인즈는 관광업과 무관한 상품도매업체인데다, 최근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3년에는 3억1,000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사업 추진 역량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



▲ 제천시청 건물에 민선 8기 7월 현재 투자유치 3조 3947억 원 달성이라는 축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사진 빨간색 점안)


◆기념 영상 1천만 원…‘성과 홍보’에만 급급

문제는 이런 불확실한 사업들을 성과로 포장해 홍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천시는 3조 투자유치를 기념해 1천1백만 원을 들여 영상물을 제작하고, 시청사에 현수막까지 걸며 자축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실상은 투자협약 체결 이후 사업 진척률은 제로에 가까운 사업이 태반이다. 시는 전담 공무원 배치, 인허가 지원 등 사후관리에도 힘쓰고 있다고 했지만, 정작 실질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투자유치 기준, MOU 아닌 실제 착공 시점으로 바꿔야”

이처럼 MOU만 체결하고 실현 가능성은 담보되지 않은 ‘명목상 투자’를 업적처럼 홍보하는 관행에 대해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지역의 한 경제 전문가는 “투자유치는 단순 협약 체결이 아닌, 실제 자금 투입과 공사 착공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기초자치단체의 실적 쌓기식 발표는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과장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김창규 시장 “MOU 체결 = 투자유치 확정”…. 행정 신뢰성 ‘흔들’

특히 김창규 제천시장이 MOU 체결만으로 ‘투자유치가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한 점은 행정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약(MOU)은 말 그대로 ‘상호 협력하겠다’는 의향서에 불과할 뿐,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이나 실제 자금 투입이 수반되는 확정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제천시는 이를 기정사실로 해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고, 김 시장 역시 다수 언론과 공식 회의에서 “3조 원 투자유치를 확정했다”는 식의 표현을 반복하며 시민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투자 이행도 안 된 상태에서 확정 발표부터 하는 건 시민 기만이며, 정치적 홍보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행정 전문가들 역시 “지방정부가 MOU 체결만으로 ‘투자 성과’로 포장하는 관행은 투자유치의 진정한 의미를 왜곡하고,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준 정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시민들 “투자도 안 했는데 자축이라니…어이없다”

시민들의 반응도 냉소적이다. 한 제천 시민은 “3조 원 투자유치라고 떠들썩하게 홍보하길래 기대했더니, 절반은 사업성도 없는 허상이었다”며 “기념 영상 같은 데 돈 쓸 시간에, 하나라도 실현 가능한 투자부터 이끌어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 “관광형리조트 1,570억 원 투자유치를 했다고 확인하기 위해 김대호 정책자문관한테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 김창규 제천시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3년도 안 돼 3조 3,947억 원의 투자유치를, 성내리 관광형리조트 1,570억 원 투자협약이 예정되었다고 발표했다.(보도자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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