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살리기 위해 버텨”… 폭우 속 맨홀 빠진 노인 사투 끝에 구했다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7-19 19:50:25

기사수정
  • 광주광역시 공업사 운영,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났어도 똑같이 물속으로 뛰어들었을 것 같다”




극한 호우가 내린 침수 상황에서 맨홀 구멍에 빠진 노인을 구한 시민의 선행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오후 5시쯤 광주광역시에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광주 동구 소태동에서 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는 최승일(54)씨의 가게 앞에도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최씨는 가게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직원들과 모래주머니를 쌓던 도중 저 멀리서 물살이 이상하게 움직이는 장면을 목격했다. 한 할아버지가 빗물에 휩쓸려 떠내려왔다가 맨홀 구멍에 두 다리가 빠진 채 물살에 갇힌 상황이었다.

최씨는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주저 없이 거친 물살을 헤치고 힘겹게 다가갔다. 할아버지의 팔을 붙잡고 빼내 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최씨는 “(할아버지의) 다리가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같은 것에 걸려 있어 도무지 빠지지 않았다”며 “얼굴까지 물에 잠기고 있어서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있어서 숨이라도 쉬게끔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최씨는 직원들에게 “나무판자를 가져와달라”고 외쳤고, 그 말에 직원들이 즉시 움직였다. 넓은 나무판자로 물길을 막아 할아버지가 잠시라도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됐다.

그때, 또다른 위험 상황이 벌어졌다. 차 한 대가 빗물을 타고 최씨와 직원들에게 다가온 것이다. 자칫 차량에 부딪혀 위험했을 상황에 직원들이 온 힘을 다해 차량을 멈춰 세웠고, 최씨는 계속 할아버지 구조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최씨는 “공업사도 운영하고 있고 운동도 좋아해서 힘이 좋은 편인데도 당시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며 “차량이 떠내려올 때는 ‘이러다 내가 같이 죽는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할아버지를 놓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20여 분간의 사투 끝에 최씨와 직원들은 할아버지를 구출해 공업사 사무실에서 119 구조대에 인계했다. 다행히 할아버지의 의식과 호흡은 멀쩡했다.

할아버지가 구조된 다음 날 가족이 공업사를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최씨는 “할아버지가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다. 가족들에게서 감사 인사를 받을 때 왠지 쑥스럽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어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났어도 똑같이 물속으로 뛰어들었을 것 같다”며 “함께 구조를 도와준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 빨간오뎅 축제 뒤 ‘혈세 공회전’ 논란… 단속차량 수시간 무인 시동 지난달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충북 제천역 광장에서 열린 ‘빨간오뎅 축제’가 수많은 인파 속에 진행되고 있다. 제천의 겨울 대표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며 제천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행사다.그러나 축제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행사장 주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 운영이 포착되며 ‘혈세 낭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 [단독] 구리시 어르신 행사서 ‘80대 노인 사망’ … 백경현 시장 행보 논란 [구리=전형진·서민철 기자] 구리시 지역 사회를 위해 마련된 어르신 식사 대접 행사가 끝내 인명 사고로 얼룩졌다. 특히 현장에 머물던 백경현 구리시장의 당일 행적과 최근 연이어 터진 고발 사건들이 맞물리며 시장의 시정 운영 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지난 2월 27일 낮 12시경, 구리시 수택2동에서 새마을부녀회가 주관...
  3. 대통령특별지시사항 적극행정실천(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 동포간담회) 【 대통령특별지시사항적극행정사례-주아르헨티나한국대사관-동포간담회시행및보고】주아르헨티나 한국대사관이재명대통령 특별지시사항 적극행정실천“ KB금융그룹/국민은행의 위법 & 불법행위 (아르헨티나 교민150여명이상, 20여년 피눈물과 고통외면 사건관련 현지 최대민원 특별동포간담회 실시)대통령께 보고되도록 재외동포...
  4. [단독] ‘구리 아이타워’ 심사위원들, 백경현 구리시장 고소… “내부자료 무단 유출로 명예훼손” [구리시=서민철 기자] 과거 구리시 ‘아이타워’(수택동 다기능 주상복합) 건립 사업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전직 공직자들이, 내부 심사 자료를 언론에 무단 유출하여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백경현 구리시장 등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27일 박 모 전 구리도시공사 본부장과 엄 모 전 구리시 행정지원국장은 최근 백경...
  5. 中부자들 바이코리아 열풍. . .‘중한 반도체 ETF’에 자금 몰려 [뉴스21 통신=추현욱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한국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반도체 ETF(상장지수펀드)가 인기다. 특히 중국에 상장된 ‘중한 반도체 ETF’에 자금이 폭발적으로 몰렸다. 해당 상품은 중국 본토 투자자가 위안화로 한국 반도체 대형주에 접근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공모 ETF..
  6. 미 국방부, 엔트로픽을 '공급망 리스크'로 지정…군 계약업체도 사용 금지 [뉴스21 통신=추현욱 ] 미국 국방부가 AI 기업 엔트로픽(Anthropic)을 "공급망 리스크(supply-chain risk)"로 공식 지정하고, 군 계약업체 전체의 엔트로픽 기술 사용을 즉시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전 기관에 엔트로픽 사용 중단을 지시한 직후 나온 이 조치는, AI 이용약관을 둘러싼 정부와 민간 기업 간 갈등이 계약 단절이라는 결과...
  7. '법원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헌재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찬성 162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네이버 db) [뉴스21통신 =추현욱]  법원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재판소원제법)이 27일 여당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재...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