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특공대, 시너 14통·타이머 발견···“대피하라” 방송에 이웃들 ‘새벽 탈출’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7-21 18:45:53

기사수정
  • “대피하세요, 대피하세요!"...서울 도봉구 한 아파트, “실제 폭발 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21일 새벽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아파트에 안내 방송이 울려 퍼지자 주민 105명이 잠결에 집을 나섰다. 

인천에서 30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뒤 도주한 혐의로 검거된 60대 남성 A씨가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 사제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였다. A씨의 집에선 실제 시너 14통과 타이머 등이 부착된 폭발물이 발견됐다. 

경찰은 주민 전원을 긴급 대피시켰고, 특공대가 진입해 폭발물을 제거했다. 주민들은 “불안하다”면서도 언론 취재와 경찰 수사 등 외부 노출을 꺼렸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A씨의 자택에선 다양한 용기에 담긴 시너 14통과 타이머 등이 거실과 안방 등에 분산 배치된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특공대가 현장에 투입됐을 당시 타이머가 있고 폭발될 수 있도록 설치를 해놨다”며 “실제 폭발 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6층에서 20년째 거주 중인 조모씨는 “자다 말고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업고 계단으로 내려왔다”며 “화재인 줄 알고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대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A씨에 대해 “예전엔 인사도 나눴는데 몇 년 전부터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시선을 피하고 아는 척을 안 했다. 최근에는 통 같은 걸 들고 다녔다는 말도 (주민 사이에서) 돌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예전에는 가족과 함께 살았는데, 6~7년 전쯤부터는 혼자 살았다”며 “주민 간 갈등은 없었다. 반상회비도 꼬박꼬박 냈다”고 말했다.

3층에 사는 중학생 B군은 “자다 부모님이 깨워서 보건소로 대피했다”고 했다. 9층에 사는 강모씨는 “마주친 적은 있지만 특별히 이상 행동은 없었다”면서도 “담배 냄새는 꾸준히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폭발물이 있었다니 불안하긴 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경비가 삼엄해 취재진은 물론 경찰 관계자도 경비원 제지로 내부 진입이 어려웠다.

해당 아파트는 78평형 고급 아파트로, 관리비만 한 달에 50만~6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의사, 한의사, 사업가들이 주로 산다”며 “거기 사시는 분들이 이 동네 마실 다니며 자주 소통하진 않는다. 좀 단절됐죠”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C씨도 “80평에 달하는 평수에 비하면 저렴하긴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이 살긴 버거운 곳”이라고 말했다. 인근 노인복지관을 다니는 주민 이모씨(71)는 “여긴 후진 동네인데 저 아파트만 강남 같아”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31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쏴 30대 아들을 살해하고 달아났다. 피해자의 아내가 “시아버지가 남편을 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21일 0시20분쯤 서울 서초구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A씨의 차량에서 쇠파이프로 제작된 총열 11정을 추가로 발견해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체포 후 “(주거지에) 오늘 낮 12시에 폭발물이 터지게 설치해놨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새벽 3시54분쯤 특공대를 투입해 내부 수색에 나섰고, 오전 6시쯤 위험물질과 폭발물 등 제거 작업을 마쳤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 선거가 오면 나타나는 사람들, 끝나면 사라지는 정치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도시의 공기는 아직 조용하지만, 정치인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SNS가 먼저 반응한다.현장 사진, 회의 사진, 시민과 악수하는 장면이 연달아 올라온다. 마치 그동안 도시 한가운데서 살고 있었던 것처럼.하지만 시민들은 기억한다. 그 사진 속 인물들이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2.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 제9대 회장에 장석훈 취임 서산지역 사회복지 민간 허브 역할을 맡아온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가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새 집행부 출범을 공식화했다.협의회는 지난 1월 24일 오후 3시 서산시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제8·9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완섭 서산시장과 성일종 국회의원, 조동식 서산시의회의장, 윤만형 서산시체육회장 등 ...
  3. 충우회, 20년 ‘나라사랑’ 실천…2026년 정기총회서 새 도약 다짐 충우회(회장 이규현)가 오는 1월 28일 낮 12시, 충남 서산시 베니키아호텔에서 ‘2026년 정기총회’를 열고 향후 사업 방향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이번 정기총회는 지난 20년간 이어온 충우회의 나라사랑 실천과 사회공헌 활동을 되돌아보고, 2026년도 사업 계획의 기틀을 마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충우회는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 ...
  4.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주가누르기·중복상장 방지법 등 추가 검토" [뉴스21 통신=추현욱 ] 코스피 지수가 22일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중복상장 방지법’을 추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초청 오찬을 마친 뒤...
  5. 삼성전자, 갤럭시 공급망 대격변… "중국·대만산 비중 확대, 생존 위한 선택" [뉴스21 통신=추현욱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 삼성전자가 자사 플래그십 및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시리즈에 중국과 대만산 부품 탑재 비중을 파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과 가중되는 원가 압박 속에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급 풀이된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6.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신임 중소기업은행장 내정 [뉴스21 통신=추현욱 ]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62·사진)가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금융위원회는 22일 이억원 위원장이 장 대표를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장 내정자는 1989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 강북.
  7. '부동산 전자계약' 급증...편리한데 금리 혜택까지 [뉴스21 통신=추현욱 ] 지난해 부동산 매매·임대차 전자계약 이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토교통부는 지난 한 해 전자계약으로 체결된 부동산 거래가 50만7431건으로 전년(23만1074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전자계약 건수가 50만건을 넘어선 것은 2016년 시범 도입 이후 처음이다.특히 민간에서 체결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