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봉쇄로 심각한 기아 위기에 빠진 가자지구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난 21부터 사흘간 가자지구에서 기아로 인한 사망자가 43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하룻밤 사이에 10명이 숨졌으며, 이로써 전쟁 중 기아로 인한 사망자는 총 111명에 이르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에 전쟁이 시작된 2023년 10월 7일부터 지난 20일까지 21개월 동안 발생한 기아 사망이 68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들어 사망자가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그동안 전쟁이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여러 차례 기근 경고가 있었지만, 지금 가자지구 주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굶주리고 있다.
전쟁 내내 가자시티에 머문 파이자 압둘 라흐만은 가디언에 “예전에도 배고팠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며 “지금이 우리에게 최악의 시기”라고 토로했다.
현지 주민과 의료진의 증언과 이스라엘 정부, 유엔, 구호단체 등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현재 가자지구 식량은 거의 바닥난 상태입니다. 가게 선반은 텅 비었고, 밀가루 가격은 연초 대비 30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이미 오랜 식량난과 피란으로 주민들 체력이 극도로 약해진 와중에 이스라엘이 수개월간 식량 수송을 제한하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지난 3월 이후 반입된 식량은 210만 인구의 생존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며 3월 초부터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했다가, 5월부터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 배급만 허용하고 있다.
배급소 4곳에서만 식량이 배포됐는데, 식량을 구하려다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배급소를 ‘죽음의 덫’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나마 공급된 식량조차 주민들의 수요를 크게 밑도는 분량에 그쳤다.
지난 22일 기준 GHF는 58일간 운영됐으나 그동안 들여온 식량은 공정하게 배급됐다고 가정해도 2주 분량에 미치지 못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