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지인이 떨어졌다, 서류 가져오라”…'안창호 인권위원장', 인권위 강사 위촉에도 ‘압력’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7-27 19:39:05

기사수정
  • - 인권위 노조, 25일 안창호 위원장 사퇴 요구


▲ 안창호 인권위원장(네이버 db 갈무리)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위촉 인권강사’ 선발 과정에서 실무부서 간부와 담당자에게 ‘변호사 지인이 탈락했다’며 합격자 서류를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뒷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이 인권위 상임위원 후보로 추천했던  A 변호사는 탈락자 중 한 사람이었다.


26일 국내 유력매체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2025년 인권위 ‘위촉 인권강사 양성과정’ 모집 1차 서류심사 절차가 끝난 지난 4월 중순께 해당 과장과  담당자를 불러 “지인이 변호사인데 심사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기준이 뭐냐”고 물었다. 


안 위원장은 선발기준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유능한 사람이 떨어졌다. 합격자 서류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위촉 인권강사’는 인권위가 인권교육 활성화 등을 위해 매해 강사를 선발해 운영하는 제도로, 올해는 230명이 지원해 현재 1·2차 심사를 통과한 5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당시 ‘위촉 강사’ 1차 서류심사 선발결과는 이미 과장 선에서 결재가 끝나, 위원장이 이를 되돌리기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실무자는 안 위원장의 요구로 합격자 관련 서류 일체를 위원장에게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원장이 과장 전결사항에 대해 보고를 받고, 실무자와 과장 앞에서 ‘아는 지인이 떨어졌다’고 따지며 ‘합격자 서류를 가져오라’고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국민의힘 몫 상임위원 후보로 추천됐다가 철회된 A 변호사도 ‘위촉 인권강사’ 탈락자 중 한 사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 내부에서 안 위원장이 언급했던 “유능한 변호사”가 지 변호사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A 변호사는 보수 기독교계에서 차별금지법과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강의를 해왔다. 복음법률가회 유튜브 채널에서 지 변호사가 강의한 ‘교회와 인권의 역사’ 영상을 보면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나에게 ‘지역마다 학생인권조례 좀 막아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학생인권조례가 미성년자에게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추긴다는 이유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가까운 김승규 전 국가정보원장은 안 위원장과 지 변호사 두 사람 모두의 멘토로 알려져 있다. A 변호사는 한겨레에 “나는 종교적으로는 탈레반 수준의 근본주의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 위원장은 A 변호사의 상임위원 후보 추천에 입김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보수 기독법조인 단체인 복음법률가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두 사람이 후보 추천 확정 전 부적절하게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A 변호사는 지난 2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후보 추천 확정 전 (면접의 일종으로) 안 위원장을 만났다”고 했다가 “우연히 교회에서 봤다”며 말을 바꿨다. 안 위원장은 24일 상임위에서 “만나지는 않았으나 ‘준비 잘하라’고 지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위 노조는 25일 성명을 내어 “인권위를 특정 종교 인사로 채우려는 것이냐”며 안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中 전승절 찾는 우원식…김정은과 마주칠 가능성 관심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저녁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우 의장은 사실상 정부 대표로 전승절 행사에 자리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번 행사에 참석하면서, 양측이 텐안먼 광장 망루나 리셉션 등에서 조우할 가능성.
  4. 서천지속협,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포스터 139종 제작·배포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대표 신상애) 기후생태환경분과위원회는 서천군 관내에서 서식하는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43종과 산새 96종을 정리한 포스터를 제작해 관내 초·중·고 32개교와 교육청, 유관기관에 배포했다.이번 포스터는 ‘우리가 지켜야 할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43종’과 ‘늘 우리 곁에 함께하는 산새 96종’ 두 가지로, 기.
  5. 강원도 고상 대진항 강원 고성의 대진항은 바다와 산이 맞닿은 풍경이 매력적인 포구다. 석양이 물든 수평선 너머로 고기잡이 배들이 천천히 돌아오면, 부두는 금세 활기를 띤다. 항구 앞에는 방금 잡아 올린 생선을 싱싱하게 진열한 수산시장이 자리해 여행객의 발길을 붙든다. 단순히 어획물이 오가는 곳을 넘어, 바닷내음과 사람 냄새가 함께 뒤섞인 살아있..
  6. 고양시, 서북부 광역시티투어 '끞' 12월까지 운행 고양특례시는 서북부 광역시티투어 '끞'을 이달부터 12월 7일까지 하반기 운행을 한다고 4일 밝혔다.'끞'은 경기도, 고양·파주·김포시, 경기관광공사가 함께하는 지역 여행 프로그램으로 3개 시의 앞 자음을 조합해 만든 명칭이다. 경기 서북부의 문화·예술·자연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25명 이상 단체 예약 때는 ...
  7.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