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칼럼〕조용한 의성, 이제는 미래를 말할 때다
  • 조광식 논설위원
  • 등록 2025-08-09 05:54:41
  • 수정 2025-08-09 06:10:55

기사수정
  • - 신뢰와 소통 없이 지역 발전은 없다 -


의성군은 겉으론 조용해 보이지만 지역 사회는 지금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통계가 아닌 현실이 되었고, 청년 이탈과 자영업 침체는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여기에 지난 3월 대형 산불은 주민들의 삶에 물질적·심리적 상처를 남기며 지역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그동안 의성군은 도시재생사업과 청년 정책 확대, 농촌 유휴시설을 활용한 창업 지원 등 여러 의미 있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신공항 유치는 지역의 잠재력을 알리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의성군의 노력과 군민 현실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다. 소상공인들은 요즘은 코로나 때보다 더 어렵다고 토로하고 주민들은 공치는 날이 많다며 생계 위기를 호소한다. 단위 지역은 낮에도 한산하고 거리는 해가 지면 더욱 적막해지며 마을은 점점 활력을 잃고 있다.


더욱이 군정의 핵심 정책들이 주민들과 충분히 공유되거나 논의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봉양면 일대는 5년 전 신공항 건설을 이유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지만 개발은 더디고 구체적 발전 계획도 보이지 않는다. 최근 이 규제가 또다시 연장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들의 불안과 반발이 커지고 있다. “밭이라도 팔아 병원비를 마련하려 했는데 몇 년째 꼼짝도 못 한다는 하소연은 단순한 재산권 문제를 넘어 행정에 대한 신뢰 저하를 보여준다.


행정은 주민들에게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설명과 꾸준한 소통을 통해 이해와 동의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신공항 유치 이후 기대를 모았던 지역 발전 역시, 추진 일정과 구체적인 구상, 교통망 계획 등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있다. 행정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부 일정 못지않게 외부와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인근 군위군은 대구시 편입 이후 신공항 관련 정책과 도시계획 방향을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시티 조성, 군부대 이전, 정주 여건 개선 등의 구상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주민들은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행정은 주민의 삶 속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그 힘을 발휘한다. 오늘 장사를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하는 상인, 생계의 무게로 하루를 시작하는 어르신, 이 지역에 머물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청년까지, 이들의 일상과 맞닿아야 행정은 진짜 의미를 갖는다. 삶의 현장을 세심하게 이해하고 반영할 때, 행정은 형식적인 절차를 넘어 주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군민들은 묻고 있다. “정책은 우리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공직자들은 왜 침묵하는가”, “의성은 어디로 향하는가,” 이 질문들에 이제 더 이상 형식적 설명이나 사후 해명으로는 답할 수 없다. 진심 어린 소통과 구체적 계획, 그리고 꾸준한 대화가 절실하다.


의성은 조용한 지역이지만 이제 행정이 먼저 말해야 할 때다. 잘해온 정책은 계승하되, 놓친 부분은 돌아보고 주민과 함께 걷는 과정에서 진짜 희망이 싹틀 것이다.

/논설위원 조광식(행정학 박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 선거가 오면 나타나는 사람들, 끝나면 사라지는 정치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도시의 공기는 아직 조용하지만, 정치인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SNS가 먼저 반응한다.현장 사진, 회의 사진, 시민과 악수하는 장면이 연달아 올라온다. 마치 그동안 도시 한가운데서 살고 있었던 것처럼.하지만 시민들은 기억한다. 그 사진 속 인물들이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2.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 제9대 회장에 장석훈 취임 서산지역 사회복지 민간 허브 역할을 맡아온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가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새 집행부 출범을 공식화했다.협의회는 지난 1월 24일 오후 3시 서산시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제8·9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완섭 서산시장과 성일종 국회의원, 조동식 서산시의회의장, 윤만형 서산시체육회장 등 ...
  3.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주가누르기·중복상장 방지법 등 추가 검토" [뉴스21 통신=추현욱 ] 코스피 지수가 22일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중복상장 방지법’을 추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초청 오찬을 마친 뒤...
  4. 삼성전자, 갤럭시 공급망 대격변… "중국·대만산 비중 확대, 생존 위한 선택" [뉴스21 통신=추현욱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 삼성전자가 자사 플래그십 및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시리즈에 중국과 대만산 부품 탑재 비중을 파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과 가중되는 원가 압박 속에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급 풀이된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신임 중소기업은행장 내정 [뉴스21 통신=추현욱 ]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62·사진)가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금융위원회는 22일 이억원 위원장이 장 대표를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장 내정자는 1989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 강북.
  6. 미국 새 국방전략 “한국, 지원 제한해도 북 억제 ‘주된 책임’ 가능… [뉴스21 통신=추현욱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국방전략(NDS)에서 북한이 여전히 한·미·일에 강력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한국이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어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NDS는 또 이란 핵시설 폭격과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언급하면서, 다른 국가가 미국의 이..
  7. '부동산 전자계약' 급증...편리한데 금리 혜택까지 [뉴스21 통신=추현욱 ] 지난해 부동산 매매·임대차 전자계약 이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토교통부는 지난 한 해 전자계약으로 체결된 부동산 거래가 50만7431건으로 전년(23만1074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전자계약 건수가 50만건을 넘어선 것은 2016년 시범 도입 이후 처음이다.특히 민간에서 체결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