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남부경찰청과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이 경기 광명시 고속도로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 감전사고와 관련, 12일 오전 압수수색을 위해 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본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과 노동부가 합동으로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현장 근로자 감전 사고를 강제수사로 전환하면서다.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압수수색은 올해만 두 번째다. 최근 DL건설 현장에서도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등 건설업계 전체가 인명사고로 인해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장 사고 수사전담팀과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12일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인천 송도 본사와 하청업체인 LT삼보 서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다.
사고 발생 8일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건설 면허 취소 방안 검토 지시가 나온 지 6일 만이다.
지난 4일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 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 A씨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사임하고 안전 전문가인 송치영 신임 대표가 선임되는 등 포스코이앤씨가 고강도 대응에 나섰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고 지시하면서 상황이 악화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압수수색은 올해만 해도 벌써 두 번째다.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로 지난 4월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의 본사와 공사 현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미얀마 근로자의 사고 외에도 포스코이앤씨 건설현장에서는 지난달 28일까지 노동자 인명 사고가 4건 발생했다.
중대재해 사고 여파로 포스코이앤씨만 강제수사를 당하는 등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DL건설은 지난 8일 의정부 신곡동 아파트 현장에서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표이사 등 임원진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사고 직후 DL건설뿐 아니라 DL건설의 모회사인 DL이앤씨도 모든 현장 작업을 중지하고 긴급 안전 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도 잇따라 사망사고가 벌어지며 긴장 모드에 접어들었다.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에 건설업계 전체가 현장 안전을 전례없이 강화하기 위해서 나서고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강력한 처분과 새로운 입법을 강행하면서 업계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마저 역력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오는 21일 전체 회의를 열고 건설안전특별법을 상정하고 소위원회로 회부할 예정이다. 당정이 법안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어 입법 절차가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안전특별법에는 안전 관리 소홀로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대 1년 이하의 영업정지나 매출 최대 3%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담겼다.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건설사에 '삼진아웃' 제도를 도입하고 최대 건설 면허 취소까지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3.15%였던 점을 고려하면 3%의 과징금 1건만 부과돼도 건설사는 존폐 기로에 서게 된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뜻한다. 매출액의 3% 수준으로 과징금을 받는다면 영업 이익분(3.15%)과 맞먹는 규모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