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투입됐다가 우울증을 앓던 소방대원이 실종 열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오늘 낮 12시 반쯤 시흥시 금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근처 교각 아래서 30대 소방대원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시신의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고, 타살 혐의점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방대원은 지난 9일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메모를 남기고 연락이 끊겼는데, 이튿날 새벽 2시 반쯤 남인천요금소를 빠져나와 갓길에 차를 세워놓은 뒤 사라졌다.
이 대원은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 지원을 나간 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최근까지 치료를 계속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소방대원의 시신을 수습한 뒤 유족과 협의를 거쳐 부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사망에 이르게 된 동기를 포함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추모 논평을 내고, "가눌 수 없는 절망과 애통함을 느낀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비극은 모든 구조자들이 져야 했던 트라우마를 방치하고 치유를 도외시했던 지난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고통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