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내연관계를 이어오며 출산한 자녀 두 명을 유기하거나 매매한 40대 남녀가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허성민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여성 B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두 사람 모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 명령도 함께 받았다.
A씨와 B씨는 2008년부터 내연관계를 유지해왔으며, 2013년과 2018년 각각 남아와 여아를 출산했다. 그러나 이들은 출산한 아이들을 신원 미상의 인물에게 건네거나 병원비 대납을 조건으로 매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3년 3월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아들을 낳은 뒤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채 인터넷을 통해 개인 입양 방법을 물색했고, 입양을 원한다는 게시글을 발견해 해당 부부에게 아이를 인계했다. 2018년 1월에도 다른 병원에서 여아를 출산한 뒤 "병원비를 내면 데려가라"며 28만8000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이를 넘겼다.
A씨는 법률상 배우자가 있었고, B씨는 가족들에게 내연관계를 알리기 어려워 양육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A씨는 이와 별개로 무면허 운전, 주민등록법 위반, 사기 혐의로도 기소돼 징역 1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아동을 유기했고, 한 차례 범행을 저지른 이후에도 또다시 아동을 매매했다”며 죄질의 중대성을 지적했다. 또한 “둘째 아이는 미숙아 상태로 태어나 양육 환경이 적절하지 못했고, 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채 성장했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현재 미성년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는 점 등을 참작해 양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