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또다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유럽연합(EU) 대표부와 영국문화원 건물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국제 사회의 강한 규탄이 이어지고 있다.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8일(현지시간) 밤사이 미사일과 드론을 대거 동원해 키이우를 공격했다. 이로 인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특히 EU 대표부 건물이 파편 피해를 입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미사일 2발이 대표부 건물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 20초 간격으로 떨어졌다”며 “러시아는 민간인 살상은 물론 외교 시설까지 위협하는 무차별 공습을 자행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다행히 대표부 직원들 가운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공격을 “고의적 도발”이라고 규정하며 “EU는 겁내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벨기에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국문화원 건물도 공격으로 훼손됐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푸틴은 민간인을 살해하며 평화의 희망을 짓밟고 있다”며 “이 유혈 사태는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주거지와 민간 인프라가 의도적으로 표적이 됐다”며 “이것이 바로 러시아가 말하는 ‘평화’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공격이 외교 시설을 보호하도록 규정한 ‘비엔나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한편 EU는 러시아 동결 자산 운용 수익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조만간 19차 대(對)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