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청소년에게 고카페인 음료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리터당 카페인 150mg 이상 함유된 음료를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규제 대상은 레드불, 몬스터 에너지, 리렌트리스, 프라임 등 대표적인 에너지 드링크 브랜드다. 반면 카페인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코카콜라·펩시 같은 탄산음료, 홍차, 커피 등은 제외된다. 규제는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물론 카페, 자판기까지 모든 판매 경로에 적용된다.
현재 일부 영국 소매점은 자발적으로 청소년 대상 판매 제한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청소년 3분의 1이 에너지 드링크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부는 이번 조치로 아동 비만 약 4만 건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성인은 하루 400mg까지 카페인 섭취가 안전하다고 보지만, 성장기 청소년은 카페인에 더 민감해 부작용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과다 섭취 시 불규칙한 심장 박동, 발작, 사망 사례까지 보고된 바 있으며, 음료에 포함된 다량의 설탕은 비만과 치아 손상 위험을 키운다.
영국 급식 개선 운동을 펼친 유명 셰프 제이미 올리버는 “아침 대신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아이들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며 “에스프레소 서너 잔에 설탕을 가득 넣은 것과 다름없는 음료”라고 지적했다.
보건부는 이번 규제를 통해 수면 부족, 불안, 집중력 저하 등 청소년 건강 문제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