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자수첩> 의왕두레농악, 아쉬움 속에 빛난 ‘두레의 힘’
  • 홍판곤
  • 등록 2025-10-01 10:21:15
  • 수정 2025-10-03 21:07:19

기사수정
  • 시민의 손으로 지켜낸 전통, 대통령상은 놓쳤지만 내일을 기약하다
두레농악을 단순한 공연예술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공동체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자산으로 인식하는 시선이 필요하다. ‘울산쇠부리소리’나 ‘강릉 농사풀이 농악’처럼, 지역 고유의 특수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작업 역시 의왕두레농악의 미래 과제

[뉴스21 통신=홍판곤 기자]


제66회 한국민속예술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국 32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민속예술의 정수를 겨루는 무대이자, 각 지역 공동체의 뿌리와 전통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였다. 대통령상(대상)은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의 ‘울산쇠부리소리’가 차지했다. 경상북도의 김천농악단은 ‘김천지신밟기’로 국무총리상(최우수상)을 받았고, 충북 장안면 전통민속보존회의 ‘보은장안농요’, 전남 여수농악보존회의 ‘여수 삼동 매구 마당 밟기’, 대전 대덕문화원의 ‘계족산 무제’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우수상)에 이름을 올렸다.

 

그 속에서 경기 의왕시를 대표해 출전한 의왕문화원(원장 이동수) 두레농악팀은 충청북도지사상(우수상)을 수상했다. 비록 대통령상이라는 최고 영예에는 닿지 못했지만, 이번 성과는 단순한 상의 무게를 넘어선다. 그것은 바로 시민이 함께 땀 흘리며 지켜온 문화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의왕두레농악은 농경 사회의 생활과 공동체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낸 전통예술이다. 두레라는 이름처럼,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농사를 짓고 삶을 이어가던 터전의 기억을 소리와 장단 속에 담고 있다. 이 농악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모여 함께 부르고 두드리며 그 속에서 공동체의 유대를 확인하는 삶의 형식이다.

 

이번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차지한 울산쇠부리소리는 철 생산이라는 지역 특수성을 웅장하게 풀어냈다. 쇠를 다루던 노동의 리듬과 집단적 기운을 무대 위에서 되살려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청소년부에서 대통령상을 차지한 강릉농악보존회의 ‘강릉 농사풀이 농악’ 역시 농경의례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전승력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수상작들은 민속예술의 본질이 ‘삶과 공동체의 기억’에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의왕두레농악이 우수상이라는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지역 주민들의 묵묵한 노력이 있다. 단순히 몇몇 예술인의 기량으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마을 어르신, 청년, 학생들까지 함께 참여해 전승해온 결과다. 이번 무대는 전문 공연단체의 화려한 기교보다 ‘시민이 직접 지켜온 살아 있는 전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아직 대통령상이라는 큰 영예에는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두레농악의 전승을 더 많은 세대가 자연스럽게 이어받을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함께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학교와 연계한 교육, 지역 축제와 생활 속 무대에서의 상시적인 공연 기회가 확산되어야 한다.

 

또한 두레농악을 단순한 공연예술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공동체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자산으로 인식하는 시선이 필요하다. ‘울산쇠부리소리’나 ‘강릉 농사풀이 농악’처럼, 지역 고유의 특수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작업 역시 의왕두레농악의 미래 과제가 될 것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2. "스타필드 빌리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서울 서래마을 인기 베이커리 카페 ‘아티장베이커스’ 개점 [뉴스21 통신=추현욱 ] 스타필드 빌리지가 파주 운정신도시에 첫선을 보였다.3일 가오픈한 운정점 내부는 파주 시민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만큼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 고객이 대다수였다. 반려견과 찾은 고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실제 운정점은 기존 스타필드와 달리 아이 .
  3. 강동구 복지단체 - 취임식과 송년회를 성황리에 마치다 지난 12월1일(월) 강동융복합복지네트워크 [김근희총회장 취임식 및 송년회]가 만나하우스에서 성황리에 치루어졌다. 식전행사로 김희옥(전.송파구립합창단원)의 ‘님이오시는지. 에델바이스’와 최주희가수의 ‘백년살이’ 열창에 이어 손재용 수석부회장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된 이 날 행사엔 강동구 이수희구청장. 조동탁구...
  4. [단독]"6년간 23억 벌었는데 통장은 '텅텅'?"... 쇠소깍협동조합의 수상한 회계 미스터리 [제주 서귀포=서민철 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명소인 쇠소깍 수상 레저 사업이 수십억 원대 '수익금 불투명 집행 의혹'에 휩싸였다. 2018년 행정 당국의 중재로 마을회와 개인사업자가 결합한 '하효쇠소깍협동조합'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도, 회계 장부상 돈이 쌓이지 않는 기형적인 운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 23억 ...
  5. 강동구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 단체 장학금 수여 및 송년회 개최 지난 11월24일(월)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에 위치한 [만나하우스]에는 행복한 웃음이 넙쳤다. 바로 강동의 명품단체 법무부 소속 ‘청소년범죄예방 강동지회(회장 이석재)’ 위원들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수여 및 송년회를 위해 하나 둘씩 모여 웃음꽃을 활짝 피었기 때문이다. 이 날 행사에 내빈으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박지나 부...
  6.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 송년회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북구청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는 5일 연암컨벤션에서 송년회 및 한국민속예술제 대상 축하 연회를 열었다.
  7. 한국, 월드컵서 '멕시코·남아공·유럽PO 승자' 와 A조 편성 [뉴스21 통신=추현욱 ]한국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상대가 결정됐다.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PO) 승자와 32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조추첨식에서 한국은 A조에 편성됐다. A조에서 만날 유럽 팀은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