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17년 만에 사라지고 새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진=MBC뉴스영상캡쳐)
방송통신위원회가 17년 만에 사라지고 새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30일 마지막 퇴근길에서 “대한민국의 법치는 오늘 죽었다”며 “법을 바꿔 사람을 제거하는 위험한 선례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다음날 곧바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그는 “부칙에서 정무직만 승계에서 제외해 사실상 저를 표적으로 임기를 단축시켰다”며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침해를 주장했다. 또 “국회가 행정부 인사권을 침해한 처분적 입법”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새 방미통위 체제에 대해서도 “심의위원장을 정무직 공무원으로 둔 나라는 선진국에 없다”며 “정부 입맛에 맞춘 ‘맞춤식 심의’가 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전 위원장은 “제가 숙청되더라도 저항하는 또 다른 사람이 나올 것”이라며 “헌재가 이 청구를 인용해야 자유민주국가다운 길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08년 출범해 방송과 통신 정책을 총괄했지만, 10월 1일자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됐다. 새 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1명을 포함한 7인 체제로 꾸려지며, 대통령과 국회가 추천·임명권을 나눠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