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위치한 은각사(銀閣寺, 공식 명칭은 ‘지쇼지(慈照寺)’)는 일본 무로마치 막부 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가 15세기 후반에 세운 사찰이다. 형식상으로는 선종 사찰이지만, 화려한 금각사(킨카쿠지)에 대응해 세워진 은각사는 화려함보다는 소박하고 절제된 미학을 담고 있다. 실제로 은박을 입히려던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검박한 목조 건축과 정원의 조화가 일본 미의식을 상징하는 ‘와비사비(侘寂)’의 미학을 잘 보여준다.
사찰 내부에는 은각이라 불리는 2층 목조 건물 외에도 일본 정원 예술의 정수를 담은 모래정원 ‘은사단(銀沙灘)’과 ‘향월대(向月台)’가 자리하고 있다. 사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정원은 특히 단풍과 설경으로 유명하며,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고대 일본 문화와 미학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사랑받는다. 오늘날 은각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교토를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로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