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9일 오후 평양에 도착했다고 신화통신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MBC뉴스영상캡쳐)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9일 오후 평양에 도착했다고 신화통신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리 총리는 11일까지 열리는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행사에 당·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 중국 총리가 평양을 찾은 것은 2009년 원자바오 당시 총리 이후 16년 만이다.
10일 열리는 열병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달 베이징 전승절 열병식에 이어 불과 한 달 만에 북·중·러 최고위급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이번 방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중국 방문에 대한 답례 성격으로도 해석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중국은 북한과의 밀착 행보를 통해 대외 전략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가 직접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온 점은 북·중 경제 협력 확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낳고 있다. 쑤하오 중국외교학원 전략평화연구센터 교수는 “중국 총리의 북한 방문은 균형 잡힌 안정적 지정학 구조를 구축하고, 미국 일방주의가 글로벌 현안을 주도하는 것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조현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7일 통화를 통해 양자 관계 소통과 역내 평화 안정 노력에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중국은 한 달 만에 다시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며 북한을 국제무대에 세우는 동시에, 미국과 서방의 압박에 맞서는 다극질서 구상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