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니토옵티칼
고용노동부가 백혈병 등 최소 3명의 혈액암 피해가 발생한 한국니토옵티칼 평택공장에 대해 국소배기장치 미설치 등 안전조치 위반 10건을 적발하고 보건안전진단 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이 “유해물질 노출이 없다”며 산재 사실을 부정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김포시갑)이 13일 공개한 <한국니토옵티칼 보건진단명령서>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실태조사 결과 국소배기장치 미설치 등 10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이에 평택지청은 지난 9월 10일 한국니토옵티칼에 보건안전진단 명령을 내렸으며, 회사는 오는 11월 3일까지 진단 결과를 제출해야 하지만 아직 보고하지 않은 상태다.
평택 한국니토옵티칼은 2022년 화재로 공장을 폐업한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쌍둥이 자회사로, 두 회사 모두 일본 닛토덴코를 모기업으로 둔 LCD 편광필름 제조업체다.
지난 4월 한국니토옵티칼 직원 A씨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하며 사건이 알려졌다. A씨는 약 23년간 편광필름 절단, 도공, 용해공정 업무를 담당하며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페놀 등 발암물질에 노출돼왔다. 근로복지공단은 작업환경측정 결과와 노출 이력을 근거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고, A씨는 지난 7월 산재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회사 측은 보험가입자 의견서에서 “직접 노출이 없도록 충분한 환기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재해 사실을 부정했다. 그러나 평택지청의 실태조사 결과, A씨가 근무한 용해공정에는 국소배기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유해물질 관리가 전반적으로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니토옵티칼 보건진단 명령서 및 산업안전보건감독결과 (자료제공=김주영 의원실)
이번 보건안전진단 명령은 산업안전보건법 제47조에 근거해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현저히 높은 사업장’으로 판단될 경우 내려지는 조치다. 평택지청은 “다수의 국소배기 관련 위반 사항이 적발됐고, 개선에 2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명시했다.
한편 A씨 외에도 추가 혈액암 피해자가 2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산재 신청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피해자 중 일부는 회사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산재 신청을 주저하고 있다”며 “우리 제도는 피해자 본인의 신청 없이는 산재 판단 절차가 개시되지 않는 임의신청주의 구조라, 산재 은폐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처럼 의료인의 직권 신청으로도 산재 절차가 개시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노동자가 사용자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고려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니토옵티칼은 지난 10년간 산업안전보건 감독에서도 다수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관리대상 유해물질 정보 미게시’, ‘관리감독자 직무 미이행’, ‘공정안전보고서 미준수’ 등으로 8건의 시정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주영 의원은 “회사의 부실한 안전관리로 재해가 발생했음에도 이배원 대표이사는 산재 사실을 부정하고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며 “이 대표는 일본 본사의 한국거점장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직업성 암 산재 피해와 재발 방지 대책, 한국옵티칼 고용승계 문제까지 본사와 어떤 논의를 했는지 명확히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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