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급격히 위축됐던 기술신용대출이 최근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이 위험 관리를 이유로 대출을 줄이던 기조에서 벗어나,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 요구와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대응하며 방향을 튼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9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58조8906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2248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불과 두 달 전인 7월, 은행연합회 집계에서는 4대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1년 새 약 12조원 감소한 135조원 수준까지 떨어져 ‘기술금융 위축’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에는 경기 둔화로 인한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 금융당국의 심사 강화 조치 등이 맞물리며 위험자산 회피 흐름이 뚜렷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독려하고,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권의 자금이 다시 기업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술신용대출뿐 아니라 특허·상표·디자인권 등을 담보로 하는 지식재산(IP) 담보대출 잔액도 9월 기준 1조3526억원으로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기술·IP 대출이 ‘대체 성장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단기 실적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술력 검증과 우수기업 선별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기술신용대출 확대를 “회복이라기보다 재조정 과정”으로 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초까지는 위험회피 일변도였다면, 지금은 정부 기조에 맞춰 일정 수준의 모험자본을 다시 공급하는 단계”라며 “문제는 실제로 돈이 혁신기업으로 가느냐의 여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이 제도적 ‘정상화’로 이어지려면, 기술신용평가 인프라의 고도화와 지역별 혁신기업 육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정책 유도만으로는 지속성이 약하다”며 “기술금융이 다시 ‘실질 성장동력’으로 작동하려면 심사 전문성 강화와 기술기업 생태계 확충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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