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는 발언이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진=SBS뉴스영상캡쳐.2025.10.23.)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는 발언이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초고강도 규제를 담은 10·15 부동산 대책의 핵심 설계자로 알려진 그가 민감한 시점에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해 22일 공식 사과에 나섰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토부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직자는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 신뢰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해당 발언이 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확인했다. 민주당의 사과는 발언이 공개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유튜브 채널 ‘부읽남TV’ 영상 갈무리
이 차관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지금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고 말했다. 10·15 대책 이후 대출 규제 강화와 거래 위축으로 불만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은 서민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여기에 이 차관의 배우자가 지난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의 고가 아파트를 33억5000만원에 매입한 뒤 3개월 만에 14억8000만원의 전세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며 ‘갭투자 의혹’까지 불거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차관은 예정돼 있던 서울 장위12구역 현장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 국토부는 “국정감사 준비로 인한 일정 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여론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당은 이번 사안을 ‘정권 신뢰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가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는 반성 속에 여론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야당은 “고위공직자의 내로남불”이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차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29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문제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정부와 여당은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10·15 대책의 후속 조치로 공급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도심 내 유휴용지를 활용해 주택을 늘릴 것”이라며 “집을 지을 수 있는 모든 땅이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주택시장안정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구체적인 입법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발언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정부 기조 속에서도 ‘서민 정서와의 괴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여당의 신속한 사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정책의 신뢰와 공직자 윤리에 대한 국민의 의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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