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뉴스영상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예정된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다시 거론된다. 이와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전략적 판단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한 지도부가 안보 위협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전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됐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국면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백악관은 지난 2월 27일 “어떠한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다. 반면 북한은 지난달 열린 노동당 9차 대회에서 헌법에 명시된 핵보유국 지위를 존중해야 한다는 조건을 대화의 전제로 제시한 바 있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은 북한에게 또 다른 안보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반미 성향 정권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할 경우 군사적 행동도 선택할 수 있다는 인식이 북한 지도부 내부에서 더욱 강화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 때문에 섣부른 협상이 오히려 정권 안정에 위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약 7년 동안 미국과의 실질적인 대화를 중단해왔다. 그동안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는 전략에 집중해왔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지난달 당 대회에서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지위를 존중하고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관계 개선을 할 수 있다고 밝힌다. 이는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전제 아래서만 관계 정상화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완전히 외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는 모습은 일정한 위협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해석한다. 실제로 북한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그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미국 역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북미 간 접촉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데 관심을 보일 수는 있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한다. 그는 사진 촬영 등 상징적 이벤트 수준의 만남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3월 말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은 북미 관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무역과 대만 문제와 함께 북핵 문제가 거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국제적 위상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외교 무대에서 북한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려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결국 북한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기반으로 현재의 전략적 구도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정세 불안이 핵 포기와 정권 안정 사이의 우려를 더욱 키울 수 있는 만큼,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력 강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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