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청사 전경
더불어민주당의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 대진표가 8일 확정됐다. 현직인 김관영 전북지사, 3선 의원인 안호영 의원, 재선 의원인 이원택 의원이 맞붙는 3파전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세 후보 모두에게 경선 자격을 부여했고, 지역 정가의 관심을 모았던 김 지사 심사 통과 여부도 결국 “전원 경선”으로 결론 났다.
이번 결정으로 전북지사 선거는 단순한 인물 경쟁이 아니라, 행정 실적의 지속 가능성, 정책 비전의 설계력, 경선 과정의 정치 방식을 동시에 검증받는 국면으로 들어섰다.
이번 경선의 첫인상은 분명하다. 김관영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행정 성과, 안호영 후보는 비교적 정돈된 정책 메시지, 이원택 후보는 강한 문제 제기와 네거티브 공세로 각인돼 있다.
다만 경선이 본격화할수록 유권자들의 기준은 더 냉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전북은 지금 새만금, AI, 수소, 산업 전환, 청년 일자리라는 굵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민이 보고 싶은 것은 상대 흠집내기보다 “누가 전북의 다음 4년을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이다.
김관영, ‘말’보다 ‘실행’ 앞세운 현직의 강점
김관영 특별자치도지사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분명한 무기는 김관영 후보에게 있다. “이미 도정을 운영해 본 사람”이라는 점이다. 최근 김 후보는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협약을 자신의 대표 실적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부·전북도와 함께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AI 수소 시티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김 후보는 이를 바탕으로 새만금을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는 선거용 수사가 아니라, 실제 협약과 행정 집행 구조를 가진 성과라는 점에서 다른 후보들과 결이 다르다.
김 후보의 강점은 또 있다. 투자 유치를 하나의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피지컬 AI·데이터센터·수소·재생에너지를 묶어 전북 산업 지형 전체를 바꾸는 그림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도 공식 보도자료를 보면, 도는 지난해 말 AI 인프라 기업 모레(Moreh) 등과 356억 원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이를 피지컬 AI 실증, 스마트 제조, 로봇·드론 프로젝트의 기반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즉 김 후보의 메시지는 “유치했다”에서 멈추지 않고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엮을 것인가”로 이어진다. 현직 행정가의 언어가 선거용 슬로건보다 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적으로도 김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 하나를 이미 넘겼다. 최근 경쟁 진영의 ‘내란 방조’ 의혹 공세에도 민주당 공관위가 경선 참여를 허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당 차원의 1차 검증 문턱을 통과했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언론과 업로드된 자료를 보면, 김 후보 측은 당시 도청 폐쇄가 없었고, 오히려 비상 간부회의와 출입 기록이 있었다고 반박해 왔다. 특히 업로드된 의회신문 기사에는 “계엄 선포 당시 도청사는 폐쇄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김 지사는 즉시 비상 간부회의를 소집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물론 김 후보에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직은 성과만큼 피로도도 함께 안고 간다. 큰 투자 발표가 곧바로 도민 체감 성과로 연결되지 못하면 “그림은 컸지만 체감은 작았다”는 역공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김 후보는 세 사람 중 가장 뚜렷하게 행정 경험, 투자 실적, 중앙정부 및 대기업과의 협상력을 갖춘 후보로 읽힌다. 이번 경선이 “전북의 미래산업을 누가 현실화할 수 있느냐”의 경쟁이라면, 출발선은 김 후보가 가장 앞서 있다고 보는 것이 무리한 해석은 아니다.
안호영, ‘아시아 AI 신도시’로 요약되는 정책형 후보
안호영 국회의원
안호영 후보는 이번 3자 구도에서 가장 선명하게 정책형 challenger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의 메시지는 복잡하지 않다. 핵심은 “새만금 투자와 전북 산업 전환을 시민의 삶과 연결된 AI 도시 전략으로 확장하겠다”는 데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안 후보는 현대차의 새만금 계획을 산업 인프라에 그치지 않고, AI 공공의료 캠퍼스, 농생명·문화·관광과 접목한 아시아 AI 신도시 프로젝트로 키우겠다고 제시했다. 쉽게 말해, 김 후보가 “투자를 끌어왔다”면 안 후보는 “그 투자를 생활·복지·도시 시스템으로 번역하겠다”고 말하는 셈이다.
여기에 안 후보는 정헌율 익산시장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외연을 넓혔다. 정 시장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자신이 발표했던 전북도정 공약을 안 후보가 이어받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고, 안 후보도 이를 수용했다.
이 대목은 단순한 단일화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안 후보가 자신의 정책 브랜드에 지방행정 경험과 익산권 개발 어젠다를 결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보도들은 이 연대를 ‘여의도 정치력과 익산 행정력의 결합’으로 해석했다.
다만 안 후보의 과제도 분명하다. 정책 언어는 깔끔하지만, 아직은 실행 장악력의 증명이 더 필요하다. 현직이 아닌 만큼 “좋은 구상”을 넘어 “누가 예산을 따오고, 부처를 움직이고, 기업을 붙잡아 둘 것인가”라는 질문에선 김 후보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안 후보가 경선에서 파고들 지점은 하나다. 김관영 후보의 실적을 부정하기보다, 자신이 그 실적을 더 크고 더 사람 중심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그 전략이 성공하면 안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가장 안정적인 대항마가 될 수 있다.
이원택, 공약보다 ‘내란 방조’ 공세가 먼저 떠오르는 후보
이원택 국회의원
이원택 후보는 정책이 없는 후보는 아니다. 실제로 그는 익산 제2혁신도시 구상, 지능형 피지컬AI 실증단지 구축, 농생명·식품·문화가 결합된 K-컬처 수도, 식품바이오 벤처 500개 육성 같은 공약을 내놨다. 또 전북을 대한민국 K-컬처 메카로 만들겠다는 문화산업 공약도 발표했다. 정책만 놓고 보면 전북의 농생명·문화 자산을 산업화하겠다는 방향은 제법 선명하다.
문제는 지금 유권자 기억에 남은 이 후보의 첫 이미지가 공약이 아니라 김관영 후보를 겨눈 ‘내란 방조’ 의혹 제기라는 점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는 김 후보의 12·3 비상계엄 당시 대응을 문제 삼으며 문서 기록과 해명이 엇갈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직후 전북도공무원노조를 비롯한 공직사회는 강하게 반발했고, “우리를 부역자로 모느냐”는 집단 성명이 이어졌다. 노조 측은 야간 청사 폐쇄가 계엄과 무관한 일상적 절차라고 반박했다.
이 대목에서 이 후보가 입은 정치적 손실은 적지 않아 보인다. 강한 문제 제기는 야당 정치에서는 종종 효과를 내지만, 같은 당 경선에서는 다르다. 특히 지역 공직사회와 당내 지지층이 “지금 필요한 건 정책 경쟁인데 왜 경선판을 진흙탕으로 만드느냐”는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공세의 날은 상대보다 자신에게 먼저 향한다.
업로드된 의회신문 기사도 “정책 대결이 실종되고 정략적 음해만 남았다”고 평가했고, 전북일보 사설 역시 경선이 정책 공방보다 네거티브로 흐르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정리하면, 이 후보는 정책의 방향성보다 정치의 방식이 먼저 주목받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는 경선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민주당 지지층 내부의 경선은 본선보다 더 강하게 “우리 편을 누가 안정적으로 이끌 것인가”를 보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지금부터라도 반전하려면, 공격의 수위를 높이는 대신 본인이 내놓은 농생명·문화·혁신도시·K-컬처 공약을 전면에 재배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경선에서 이 후보는 “문제 제기는 했지만 대안 제시는 약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전북 유권자가 볼 것은 ‘누가 싸웠나’보다 ‘누가 운영하나’
왼쪽부터 김관영전북특별자치도지사, 안호영 국회의원, 이원택 국회의원
이번 경선은 표면적으로 3파전이지만, 실제로는 두 층위의 경쟁이다. 하나는 김관영 대 안호영의 경쟁이다. 행정 성과와 정책 설계력이 맞부딪히는 비교적 생산적인 구도다. 다른 하나는 이원택식 공세 정치가 얼마나 먹히느냐의 문제다.
지금까지 드러난 흐름만 보면, 도민 정서는 후자보다 전자에 더 가까워 보인다. 경선 후보 확정 직전까지 이어진 논란 속에서도 민주당 공관위가 세 후보를 모두 통과시킨 것은, 적어도 당이 현 단계에서 ‘정치적 의혹 공세’만으로 후보를 걸러내지 않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전북의 현실도 그렇다. 새만금 대규모 투자, AI 산업 전환, 청년 일자리, 지역 소멸 대응 같은 과제는 도지사가 누가 되든 피할 수 없는 시험지다. 이런 선거에서 유권자는 점점 단순해진다. “누가 더 세게 말했나”보다 “누가 더 많은 결과를 냈나”, “누가 더 구조를 이해하고 있나”, “누가 중앙과 기업을 움직일 수 있나”를 본다.
그런 기준에서는 현재까지 김관영 후보가 한 발 앞서고, 안호영 후보가 정책 대항마로 추격하며, 이원택 후보는 공세 프레임의 역풍을 관리해야 하는 구도라고 정리할 수 있다.
전북지사 경선 결과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
전북지사 경선 결과는 단순히 후보 선출을 넘어 세 후보의 향후 정치적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선을 각 후보의 정치적 경쟁력과 리더십을 검증하는 시험대로 보고 있다.
먼저 김관영 지사의 재선 성공은 단순한 현직 프리미엄 유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새만금 개발과 AI 산업 육성, 기업 유치 등 그동안 추진해 온 도정 전략에 대해 도민들이 재신임을 보냈다는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즉 이번 경선은 김 지사에게 행정 성과가 실제 정치적 자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험대라는 성격을 갖는다. 만약 승리할 경우 전북 내 행정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향후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역할 확대 가능성까지 열어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호영 의원의 승리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현직 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전자가 승리할 경우 이는 정책 대안 세력의 부상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안 의원은 단순한 도전자를 넘어 전북 민주당 내 차세대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익산의 정헌율 시장과의 정책 연대를 통해 외연을 넓혀온 점을 고려하면, 승리 시에는 지역 정치 세력을 통합하는 ‘통합형 리더십’의 상징적 의미까지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이원택 의원이 승리할 경우 경선 구도 자체가 크게 뒤집히게 된다. 강한 문제 제기와 정치적 공세 전략이 당내 경선에서도 효과를 거뒀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패배할 경우 정치적 파장은 세 후보 가운데 가장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이 의원은 정책 경쟁보다 상대 후보를 향한 공격적 문제 제기가 더 부각됐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경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이는 곧 ‘네거티브 전략의 한계’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공직사회 반발과 도민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결과까지 불리하게 나오면, 향후 정치 행보에서 그의 정치 스타일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종합하면 이번 경선은 단순한 후보 경쟁을 넘어 세 정치인의 정치적 위상과 향후 행보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민이 묻는 질문은 하나...“전북을 바꿀 리더는 누구인가”
2036 하계올림픽 전북 유치 기원 포스터
전북지사 경선은 이제 본격적인 경쟁의 출발선에 섰지만, 세 후보가 내세우는 정치적 메시지는 이미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다. 김관영 후보는 그동안의 행정 성과와 실적을 강조하며 ‘해온 일’로 평가받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고, 안호영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앞으로 할 일’의 설계도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이원택 후보는 상대 후보의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하는 정치적 공세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결국 선거는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경선의 관전 포인트를 도민들이 어떤 리더십을 더 필요로 하느냐로 보고 있다.
최근 전북은 산업 구조 전환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도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거친 정치 공방보다 실제로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안정적 리더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정치권 분위기를 종합하면 경선 구도는 김관영 후보가 행정 성과를 바탕으로 앞서가고, 안호영 후보가 정책 경쟁을 통해 추격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원택 후보 역시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향후 경선 과정에서는 공약과 정책 경쟁을 얼마나 강화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거는 언제나 예상 밖 변수가 존재한다. 남은 경선 기간 동안 각 후보가 공약을 얼마나 구체화하고,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전북지사 경선의 판세는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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