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시속 135km로 달리며 1000분의 1초를 다툰다
  • 최훤
  • 등록 2017-04-25 16:29:47

기사수정
  • 평창올림픽 메달 획득 목표 경기도청 루지팀 주세기·박진용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의 ‘삼총사’는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이다.


 그 가운데 루지는 최대 시속 135km로 얼음 트랙을 질주하지만 선수가 탑승하는 썰매에는 안전장치가 없을 만큼 위험한 종목이다. 지난 4월 3일 경기도는 국내 최초로 루지팀을 창단했다. 경기도청 루지팀은 주세기 코치와 독일에서 귀화한 아일렌 프리쉬, 박진용 국가대표 선수로 구성됐다.



지난 4월 3일 경기도청이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썰매 종목 루지팀을 창단했다. 


아일렌 프리쉬(25) 선수는 2013년 23세 이하(U-23) 세계선수권 여자 1인승에서 금메달을 딴 실력파다. 그는 2003년 독일 루지 유소년 국가대표를 시작으로 청소년 국가대표, 성인 국가대표로 활약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 2016년 특별 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원래 프리쉬 선수는 독일에서 주목 받는 기대주였다. 독일은 역대 동계올림픽 루지 종목에서 금메달 44개 중 31개를 따낸 전통의 강국이다. 그런 독일에서 그는 연령별 대표를 차례로 거쳤다. 20세였던 2011~12 시즌엔 주니어 세계선수권과 주니어 유럽선수권에서 내리 여자 싱글(1인승) 및 팀 릴레이(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그렇지만 프리쉬 선수는 주니어에서 성인으로 올라온 뒤 치열한 경쟁에서 조금씩 밀렸다. 현재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예전 기량을 회복하기 위해 맹훈련 중이다.


박진용(24) 선수는 조정명 선수와 함께 2016년 23세 이하(U-23)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 루지의 간판이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국루지연맹에서 주세기(31) 코치와 박진용 선수를 만났다. 주 코치와 박 선수 모두 상체 근육이 발달한 역삼각형 몸매였다. 루지는 다른 종목과는 달리 상체 근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코치와 선수의 관계지만 인터뷰 내내 서로에게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거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코치와 선수 이전에 이미 전북 무주의 설천중학교 루지팀 선후배 사이였다. 동계스포츠 종목 가운데 선수층이 얇은 루지 팀은 선후배 사이가 매우 끈끈한 편이다. 경기도청 루지 팀은 올해 초부터 4월 13일까지 이어진 훈련을 마치고 2주간의 휴가를 얻은 상태다. 5월부터 훈련을 재개한다. 프리쉬 선수는 모처럼 휴가를 즐기기 위해 독일로 출국하는 바람에 이날 함께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창단한 루지 팀원이 된 소감을 들어봤다. 주세기 코치는 “아무래도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루지는 지원이 약해서 전문적인 지도를 받기도 힘들었고 훈련에도 어려움이 많았다”며 “실업팀 창단으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팀을 잘 이끌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박진용 선수는 “안정적으로 훈련에 매진할 수 있게 돼 평창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실업팀 창단을 계기로 루지가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 선수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 때는 루지 2인승 부문 18위를 기록했다. 당시 루지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을 대표해 출전했던 박 선수는 “소치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직전까지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면서 “당시 2인승으로 함께 출전했던 조정명 선수와 호흡을 맞춘 게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두 선수는 2016년 U-23 세계선수권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진용 선수의 실력은 갈수록 향상 중이다. 주세기 코치는 박 선수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현재 박 선수는 스타트가 취약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완하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코너링은 매우 뛰어난 편이라 스타트만 극복하면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이 있으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결과를 보여줄 선수라고 자신한다.”


루지는 1000분의 1초를 다투는 경기이므로 초반 스타트가 성적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 박진용 선수(왼쪽)와 주세기 코치.



마의 9번 코스 공략이 관건, 홈 트랙 이점 살리겠다


루지는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는 거친 종목이기도 하다. 루지는 약 1.2m의 썰매에 몸을 의지하고 800~1300m의 트랙을 최고 135km의 속도로 활주하는 경기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개막 직전 조지아의 루지 선수가 연습 중 썰매에서 튕겨 나와 사망한 경우가 있어 매우 위험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생겼다.


박 선수도 2014~15년 U-23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있었다. 스타트를 위해 빙판을 손으로 밀다가 팔이 탈골된 것이다. 그 이후 박 선수 역시 경기에서 스타트할 때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든다고 했다. 박 선수가 스타트가 느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었다. 박 선수는 “지금은 그때의 트라우마에서 많이 벗어났다”면서 “부상의 위험도 높고 실제 코너링을 할 때 중력의 몇 배 이상의 압력을 느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운동이지만 그런 만큼 매력도 상당히 큰 종목”이라고 말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루지 종목이 열리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슬라이딩센터의 9번 코스는 악마의 코스라 불린다. 9번 코스는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코너링을 하기가 매우 까다롭게 설계돼 있어서다. 주세기 코치는 “스타트는 말할 것 없고, 9번부터 12번 코스를 완벽하게 도는 선수가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본다”며 “10월부터는 홈 트랙을 충분히 타볼 수 있으니 해당 코스 부분을 집중 공략해서 연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경기도청 루지 팀의 목표를 들어봤다. 박진용 선수는 “당연히 목표는 금메달이다. 더 나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많은 국민이 루지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루지를 알리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썰매를 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세기 코치는 “비인기 종목이 인기 종목이 될 수 있으려면 국민들의 끊임없는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금메달을 목표로 달리는 루지 팀을 향해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르포>어둠의 시대, 동네에서 발견한 '참된 교회' [뉴스21 통신=홍판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는 여전히 냉소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다운 교회'를 찾기 어렵다는 말도 흔하다. 그러나 기자가 살고 있는 의왕시에서,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지역을 밝히는 공동체를 만났다.예배당 없이 학교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리는 의왕우리교회(담임목사 온기섭)가 바로 그곳이다. 의왕우리.
  2.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ㅂㄴ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반구1동 마을교육협의회는 11월 12일(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네 한바퀴 돌고돌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반구1동의 대표 명소와 전통시장을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애어린이집, 파랑새생태유치원, 햇살지역아동센터, 나토얀태권도...
  3. 공무원 사칭 사기 기승… 제천·단양서 연이어 발생 “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충북 지역에서 공무원 사칭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영업자와 납품업체들의 주위가 요구되고 있다.최근에는 제천시에 이어 단양군에서도 군청 재무과로 속인 전화금융사기가 실제로 시도됐다.단양군의 한 환경업체 직원 A 씨는 지난 12일, 모르는 번호로부터 부재중 전화를 받은 뒤 다시 연락했다. 상대방은 자신을 “재무과 직...
  4. 뉴스21, 경기북부 10개 시·군·구, 창원시, 제주특별자치도와 협력해 골목시장 디지털 전환 추진 뉴스21이 의정부, 포천, 양주, 동두천시와 협력해 골목시장과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이번 사업은 K-문화 확산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결제 수요 증가와 지역 상권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이다.핵심 사업은 시장 내 점포에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는 스마트 키오스크를 보급하는 것이다.키오스크에.
  5. 북구 농소1동 통장회, '줍깅데이' 환경정화활동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북구청북구 농소2동 통장회는 14일 박상진호수공원에서 '줍깅데이'를 열어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했다. 박천동 북구청장과 김상태 북구의회 의장 등이 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 북구보건소, 음주폐해 예방의 달 절주·금연 캠페인 [뉴스21 통신=최병호 ]*사진출처-울산북구청북구보건소는 11월 음주폐해 예방의 달을 맞아 14일 양정생활체육공원과 오치골공원에서 절주·금연 캠페인을 실시했다.
  7. 고양시, 오는 16일 ‘2025 손기정 평화마라톤대회’.. 제2자유로 교통통제 [뉴스21 통신=추현욱 ]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오는 16일 ‘2025.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 개최에 따라 고양시 주요 도로 교통통제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11일 밝혔다.‘2025년 손기정평화마라톤대회’는 광복80주년 정부 기념사업으로 손기정기념재단과 스포티비뉴스에서 주최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고양특...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