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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근혜 재산동결 추진..유영하에 맡긴 30억도 추징 대상
  • 윤만형
  • 등록 2018-01-09 10: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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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8억에 매입한 내곡동 사저, 예금, 수표 30억 등 추진보전 명령 청구




검찰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36억5000만원을 뇌물로 챙긴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66)에 대해 재산동결 작업에 착수했다.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범죄수익을 차질 없이 추징하기 위함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유영하 변호사에게 수표 30억원 등을 맡긴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추징 대상에 포함시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8일 박 전 대통령의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 명령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추징보전이란 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양도나 매매 등 일체의 처분행위를 못 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확정 판결로 추징 명령이 집행되기 이전에도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산을 일절 처분하지 못한다. 형법 134조에 따르면 유죄로 인정된 뇌물은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 같은 액수만큼 추징하게 돼 있다.


검찰이 파악해 추징 대상에 포함시킨 박 전 대통령의 재산은 △서울 내곡동 사저 △본인 명의 예금 △지난 4월 박 전 대통령 계좌에서 빠져나가 유영하 변호사에게 전달된 수표 30억원 등이다. 이 수표 30억원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서울 삼성동 사저를 67억5000만원에 팔고 내곡동 사저를 28억원에 사들이면서 남긴 차액 중 일부로 파악됐다. 


검찰은 "유 변호사가 보관 중인 수표는 현재까지 지급제시가 되지 않아 추징보전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보기엔 액수가 크고 그동안 유 변호사가 해임돼 있었던 사정이 있는 등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주택을 팔고 사면서 남은 차액을 유 변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유 변호사의 요구에 따라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이 1억원짜리 수표 30장과 1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인출해 유 변호사에게 건넸고, 유 변호사가 그 수표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재산은 2016년 12월말을 기준으로 37억3820만원으로 신고됐으나 이후 변호사 비용을 지불하는 등의 과정에서 변동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대리인 비용과 수사·재판을 위한 변호사 비용 등을 지출했다. 


검찰은 과거 국정농단 사건에서 발생한 각종 이익이 최순실씨(62)에게 흘러들어갔던 것과 달리 이번 국정원 특활비 뇌물사건은 최종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수수자로 지목된 만큼 추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상납한 뇌물은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수수하고 사용한 것이어서 추징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에서 특활비 36억5000만원을 뇌물로 받아 차명 휴대폰 요금, 삼성동 사저 관리비, 기치료 및 주사비용, 의상실 운영비 등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뇌물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추징은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으로 불리는 개정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따라 이뤄진다. 공무원에 대한 추징 시효를 3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이 개정 법은 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13년 6월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정작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은 당사자의 비협조로 환수율이 현재까지 50%대에 그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현재까지 파악된 재산이 최대 추징금액인 36억5000만원에 비춰 부족하지 않다"며 "추징 대상에 포함된 내곡동 사저와 예금, 수표 30억원 만으로 추징금 환수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일에 이어 8일에도 구치소에서 유 변호사를 접견했다. 재판은 물론이고 검찰의 구치소 방문조사, 변호인 접견까지 전면 거부하던 박 전 대통령이 특활비 사건으로 재산이 추징될 위기에 처하자 재산 관리를 맡겼던 유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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