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남산예술센터, ‘서치라이트’ 8개 작품 13일부터 선봬
  • 장은숙
  • 등록 2018-03-06 15:18:45

기사수정
  • - 남산예술센터, 미완의 연극 재료들을 찾아보는 ‘서치라이트’ 공개


▲ 남산예술센터 서치라이트 포스터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가 아직 미완성인 공연의 제작 과정을 공유하는 무대인 <서치라이트(Searchwright)>를 3월 13일(화)부터 23일(금)까지 주말을 제외한 8일 동안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인다. 


<서치라이트>는 남산예술센터가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공모 프로그램으로, 작품의 아이디어를 찾는 리서치부터 리딩과 무대화 과정에 이르기까지 창작의 전 단계를 수용한다. 이는 완성된 작품이 있어야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존의 공연 형식과는 달리, 미완성의 공연과 창작자들의 아이디어를 무대 언어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관객과 상호 공유하며 그 발전 가능성을 탐색한다. 신작을 준비하는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한 달간 공모를 진행했으며 접수된 총 76편의 작품 중 최종 6편을 선정하고 극장이 기획한 2편을 추가했다. 희곡 낭독 공연 4편, 쇼케이스 3편, 리서치 1편 등 8편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첫날 관객과 만나는 작품 ‘7번국도(작 배해률/연출 구자혜, 13일)’는 남산예술센터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를 통해 발굴된 작품이기도 하다. 신진답지 않은 안정된 필력과 구성력을 보여주는 배해률 작가가 쓴 첫 번째 장막 창작 희곡으로, <킬링 타임>, , <일회공연> 등을 공연한 극작가이자 연출가 구자혜와 배우들이 선보일 입체적인 낭독 공연이 기대를 모은다. 


우리 사회와 연극의 담론을 이끌어내고자 현실에 만연한 사회적 젠더 규범에 질문을 던지는 두 편의 쇼케이스도 무대 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러지도저러지도어데로(작 김병건/연출 박근형, 14일)’는 극단 골목길의 배우 김병건이 쓴 첫 희곡으로, 인권을 가장한 폭력에서 출발해 사회적 갈등에 대한 개인의 목소리와 인권, 편의에 따라 달라지는 태도의 모순성을 드러낸다. 주로 극단 골목길에서 작품을 쓰고 연출해온 박근형이 극단 배우의 첫 희곡을 쇼케이스로 올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밤이 되었습니다(연출 김지은, 프로젝트 XXY, 20일)’는 거리 곳곳에서 선보였던 기존 작업 <젠더 트렌지션(Gender Transition)>을 발전시켜 극장 버전의 새로운 작업을 시도한다. 마피아 게임의 형식을 빌어 페미사이드(femicide)가 이루어지는 현 사회에 질문을 던지며 특정 젠더이기 때문에 혐오 당하는 ‘젠더사이드(Gendercide)’에 주목하며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 받는 ‘타자사이드’까지 확장한다. 


무대와 연극, 관객 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실험적인 무대도 준비되어 있다. 공연 예술에서 정보 전달의 기능으로 주로 사용되었던 자막을 연극의 중요 요소로 리서치해 토크 테이블 형식으로 발표하는 ‘본 공연은 자막이 제공됩니다.(참여 작가 WHATSUB : 김지나, 허영균, 목소, 15일)’는 공연의 미학적, 시청각적 상상을 돕는 재료로서 자막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리서치 과정에서 참여 작가들이 번역자, 디자이너, 관객, 배우, 연출을 인터뷰해 실제 사례를 수집하고, 이슈 제안, 학술 발표, 실연과 토론으로 보다 풍성한 경험과 제안을 나눈다. ‘하얗게 질리기 전에(연출/무대 디자인 송주호, 디오라마 비방 씨어터, 21일)’는 심한 눈보라와 눈의 난반사로 원근감과 공간감이 무뎌지는 남극의 ‘화이트아웃’ 현상을 무대 위에 구현한다. 영상, 공연, 무대미술 작업을 주로 해 온 송주호 연출은 2월, 문래예술공장 유망예술지원사업 MAP 2017-2018의 일환으로 디오라마 비방 씨어터의 첫 작품 <금지된 계획>을 선보였으며 극단의 두 번째 작업 <하얗게 질리기 전에>를 통해 ‘무빙 이미지 시대에 연극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인간설명서(작 김혜윰/연출 하수민, 플레이씨어터 즉각반응, 16일)’는 시골산속 ‘인간설명서’라는 암각화를 두고 벌어지는 사건을 보여주며 현대 사회와 인간을 설명해보고자 저돌적인 질문과 주장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모든 물건에 설명서가 있는데 인간을 설명하는 문서는 왜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작가와 연출은 낭독 공연과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결말을 관객들과 함께 상상한다. 


6편의 공모작 외에 기관 및 지역과의 협력으로 기획 프로그램 2편을 소개한다. 벽산문화재단과 협력해 지난해 제7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강철로 된 무지개(작 이중세/연출 이철희, 코너스톤, 22일)’를 낭독 공연으로 선보인다. 2048년 연방제로 통일된 평양과 2017년 현재를 넘나들며 벌어지는 자본주의와 인간의 탐욕을 치밀하게 그리고 있다. <조치원 해문이>로 제4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배우이자 작가, 연출인 이철희가 연출을 맡고, 강명주, 김문식, 유병훈, 정선철, 김광덕, 이기돈, 이봉련, 우정원, 황선화, 이기현 배우가 출연한다. 


마지막으로, 인천시립극단에서 인천을 소재로 한 창작극 개발 프로그램으로 준비 중인 ‘너의 후일은(작 이양구/연출 강량원, 3월 23일)’을 낭독 공연으로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은 남산예술센터와 인천시립극단과의 서울, 인천 지역 간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1884년 갑신정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이번 <서치라이트>를 통해 남산예술센터에서 인천시립극단 배우들과 함께 낭독 공연을 선보여 무대화 가능성을 점검하고 4월 중 인천 지역에서 공연으로 올릴 예정이다. 


지난해 <서치라이트>에서 선보인 이후 무대화로 이어진 작품은 총 5편이다. 장면 시연과 함께 관객들과 치열한 공개 토론을 펼쳤던 ‘창작집단 극과이것’의 ‘마지막 황군(작/연출 강훈구)’은 지난해 12월 서울시 서울청년예술단 사업 지원을 받아 성북문화재단 복합문화공간에서 공연했다. 공연이 소비되는 극장에 주목해 극장이 갖고 있는 기능과 장치를 리서치한 ‘Turn leap: 극장을 측정하는 작가들’도 지난해 12월 문래예술공장에서 전시와 공연으로, ‘25시-극장전’은 제18회 서울변방연극제에서 25시간 릴레이 퍼포먼스로 선보였다. ‘처의 감각’과 ‘두 번째 시간’은 낭독 공연으로 선보인 후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아 올해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주철환 대표이사는 “남산예술센터는 동시대 창작자들의 내밀한 아이디어에 서치라이트를 비추고 예술가, 극장, 관객과 기획자가 모두 공유하면서 작품을 다각도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미완의 희곡, 미정의 공연이 완성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객이 작품의 제작 과정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치라이트>에 참여하는 공연은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예매할 수 있다. 평일 8시 공연이며 중학생 이상 무료 관람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4. 고양시, 서북부 광역시티투어 '끞' 12월까지 운행 고양특례시는 서북부 광역시티투어 '끞'을 이달부터 12월 7일까지 하반기 운행을 한다고 4일 밝혔다.'끞'은 경기도, 고양·파주·김포시, 경기관광공사가 함께하는 지역 여행 프로그램으로 3개 시의 앞 자음을 조합해 만든 명칭이다. 경기 서북부의 문화·예술·자연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25명 이상 단체 예약 때는 ...
  5. 김정은-시진핑 6년 만에 정상회담…북·중 관계 개선 신호탄 북-중 정상회담이 4일 6년 만에 열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만남은 경색됐던 북-중 관계 개선에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저녁 7시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북-중 양자 회담은 시...
  6. 백령도 서해 최북단에 자리한 백령도는 마치 흰 날개를 펼친 새처럼 바다 위에 유유히 떠 있는 섬이다. 두무진의 거대한 절벽은 수억 년 세월이 빚어낸 자연의 성채처럼 늘어서 있으며, 가까이 다가가면 ‘장군바위’, ‘코끼리바위’ 같은 바위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 신비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7. 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선로 이탈…한국인 2명 사망·1명 중상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외교부는 5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