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에 깔린 레드카펫. 일반 직물 카펫이 아닌 부직포에 가까운 얇은 재질로 행사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지난 9일 폐막했지만, ‘레드카펫 부직포 논란’은 여전히 지역사회와 문화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올해 영화제 개막식에서 깔린 레드카펫은 고급 직물 대신 얇고 쉽게 구겨지는 부직포 재질에 가까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겉으로는 붉은색으로 도포돼 있었지만, 두께 감이나 질감 면에서 국제 영화제의 격조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다.
행사 관계자는 “파인텍스 소재로, 다른 영화제에서도 사용되는 제품”이라고 해명했지만, 현장에서 확인된 실물은 사실상 ‘부직포에 가까운 얇은 천’에 불과했다.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보다는 변명에 가깝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레드카펫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영화제의 상징성과 위상을 드러내는 핵심 장치다. 칸, 베니스,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제 영화제에서는 방염 처리된 고급 합성섬유 카펫을 사용해 안전과 품격을 동시에 확보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이를 외면한 것은 준비 부족을 넘어 영화제 운영 철학의 빈곤함을 드러낸 셈이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행사의 얼굴인 레드카펫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은 제천시와 조직위가 국제행사를 바라보는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영화제 20년 역사가 무색하다”고 꼬집었다.
폐막 이후에도 이번 논란은 단순한 ‘레드카펫 해프닝’이 아니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과연 ‘국제적 위상’을 주장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