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패하며 총 6골을 내주고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완패했다. 단순한 연습경기라 하더라도, 실책과 조직력 붕괴가 겹친 이번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 참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남자 축구대표팀은 10월 A매치 기간을 맞아 8박 9일 일정으로 사우디 전지훈련을 떠나, 11일과 15일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다. 사우디는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개최국으로, 이번 원정은 사실상 본선 대비 리허설 성격이었다.
한국은 최근 U-23 아시안컵 조 추첨에서 우즈베키스탄·이란·레바논과 함께 C조에 편성돼 “죽음의 조”로 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전훈은 그만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중요한 시험대였다.
하지만 결과는 뼈아팠다. 첫 경기에서 한국은 사우디의 롱패스에 연이어 실수를 범하며 무너졌다. 전반 40분, 골키퍼 문현호가 걷어낸 공이 상대 공격수 압둘아지즈 알 알리와에게 차단돼 선제골로 연결됐고, 후반에는 중거리 슛과 빌드업 실수로 연속 실점하며 0-4 대패를 당했다. 수비 라인 붕괴와 빌드업 실수가 세 차례나 이어지는 등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15일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준홍이 골문을 지켰지만, 페널티킥 두 차례를 허용하며 0-2로 패했다. 경기 중 심판 판정 논란이 있었지만, 결정적인 수비 집중력 저하가 더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민성 감독은 이번 전훈을 위해 유럽파 양민혁(포츠머스)과 김용학(포르티모넨세)까지 차출하며 전력을 강화했지만, 조직력과 마무리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에 핵심 공격수 배준호(스토크시티)가 1차전 부상으로 귀국하면서 공격진에도 공백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개인 실수와 전술 완성도의 부재가 동시에 드러난 경기였다”며 “U-23 아시안컵 이전까지 수비 안정과 공격 루트 다양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내년 U-23 아시안컵은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리지 않지만,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둔 전초전 성격을 지닌다. 이번 원정 참패는 ‘4연패 도전’을 앞둔 한국 축구의 불안 요소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