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휴전 협정을 주도한 뒤, 하마스가 협정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재개하도록 할 것이라며 강경 경고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말만 하면 이스라엘 군대는 즉시 가자 거리로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무장 해제와 인질 시신 인도 등 휴전 협정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이스라엘군의 작전 재개를 허용할 수 있다”며 “하마스와 관련된 상황은 빠르게 정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직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제지했다며 “비비(네타냐후의 애칭)와 결판을 냈다”고도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3일 인질과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한 1단계 휴전 합의를 대부분 이행했다. 그러나 사망한 인질 시신 28구의 인도 절차가 지연되면서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하마스는 8번째와 9번째 시신을 인도하며 “우리가 확보한 마지막 시신”이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시신이 모두 인도되지 않으면 즉시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유엔에 “시신 인도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지원을 줄이거나 지연할 수 있다”고 통보했으며, 가자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교차로도 여전히 봉쇄된 상태다.
미국은 이에 대해 “생존 인질 전원이 석방된 이상 하마스가 합의를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한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하마스와 합의한 내용은 생존 인질 전원의 석방이었고, 하마스는 이를 이행했다”며 “시신 인도는 현실적 한계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자지구 곳곳에 미폭발 탄약과 잔해가 많아 시신 수습이 어렵다”며 “튀르키예 등 여러 국가가 복구 및 탐사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와 경쟁 무장 단체 간의 무력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리에서 공개 처형을 하는 듯한 영상이 확산되며 하마스의 재무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갱단, 폭력 조직을 소탕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민간인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진상을 규명하겠다. 단순한 갱단 이상의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