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db 갈무리
[뉴스21 통신=추현욱 ] 오는 7월부터 국내 외환시장이 24시간 체제로 전환된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의 '서학개미'처럼 본국에서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삼성전자 등 국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는 외환·자본시장의 빗장을 과감히 풀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이재명 정부 임기 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정부는 9일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하고,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외환거래, 증권 투자제도, 시장 인프라 전반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개선한다. 국내 시장의 투자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올해 6월 MSCI 연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등재되고, 내년 6월에는 선진시장 지수 편입이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해 오는 7월부터 국내 외환시장을 24시간 운영하고,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난 2024년 7월 마감 시간을 익일 새벽 2시로 연장한 데 이어 2년 만에 완전한 24시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간 MSCI는 한국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을 '미흡'으로 평가하며 역외 외환시장 부재와 역내 시장 제약을 지적해왔다. 정부는 외환위기 트라우마와 변동성 우려로 시장을 보수적으로 운영해왔으나, 최근 순대외자산과 대외건전성이 양호해짐에 따라 시장 개방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 원화 계좌를 보유하고 직접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초기에는 우수 참여기관(RFI)을 대상으로 도입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71개인 RFI의 신규 진입을 독려하기 위해 등록 시스템을 간소화하고, 신규 등록 시 3개월간 보고 의무를 유예해 즉시 거래가 가능하도록 혜택을 준다.
전자거래(eFX)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야간에도 별도 전문인력 없이 자동 거래가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아울러 매매기준율(MAR) 산정 방식과 MAR 시장 유지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통해 글로벌 기준과 연계한 개선을 추진한다.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 평가에 활용하는 글로벌 벤치마크 환율(WMR) 편입도 추진한다. WMR은 런던증권거래소(LSEG)가 산출·제공하는 환율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런던 기준 16시(한국 시간 오전 1시)를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벤치마크다.
또한 한국은행에 24시간 결제망(가칭 '역외 원화 결제망')을 새로 구축해 외국기관 간 원화 결제가 야간에도 가능하게 하고, 자본거래 신고 의무 완화·폐지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외환거래 편의성을 높인다.
역외 시장에 원화 결제 시스템이 완비되면 한국 기업이 미국 뉴욕에서 원화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원화 국제화를 위한 종합 로드맵도 올해 상반기 중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증권 결제구조와 투자제도 개선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거래·결제 환경을 구축한다. 이른바 외국인을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동학개미'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실질적인 옴니버스 계좌 기반 결제구조를 도입해 외국인 투자자가 단일 계좌에서 매매와 결제를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에는 최종 투자자가 각각 결제계좌를 개설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자산운용사와 글로벌 수탁은행 단위로 통합 관리가 가능해진다.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참여 범위도 해외 중·소형 증권사까지 확대해 해외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접근성을 높인다. 국내 '서학개미'들이 스마트폰으로 미국 주식을 거래하듯, 외국인들도 현지 증권사 계좌를 통해 한국 주식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게 된다.
외환동시결제(CLS)를 통해 확보한 원화를 당일 증권결제에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정비된다. 또 기존 계좌의 폐지나 신규 계좌 개설 없이 IRC(InvestorRegistrationCertificate)에서 LEI(LegalEntityIdentifier)·여권번호로 전환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개선해, 투자자 등록과 계좌개설 과정의 부담을 최소화한다. 외국 법인의 경우 자금세탁 방지 요건을 충족하면 비대면 실명 확인도 허용한다.
공매도 규제·영문 공시·파생상품 접근성 개선
정부는 공매도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무차입공매도 실시간 적발 시스템(NSDS) 운영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이중 규제와 실무 부담을 완화하고, NSDS 참여자의 중복 감리자료 제출과 보고 의무를 면제한다.
영문 공시 확대 방안에 따라 영문 공시 의무 대상 기업과 공시 항목을 늘리고, 제출 기한을 단축한다. 시행 계획도 기존 2028년에서 2027년 3월로 앞당겨 코스피 전체 상장사로 확대한다. 코스닥 상장사도 일정 기준 이상일 경우 의무화를 검토하며,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번역 지원 플랫폼도 운영한다.
이 밖에 현물이체와 장외거래 제약 해소,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선진 배당절차 확산도 병행한다. 배당락일 이전에 배당금을 확정 공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투자자가 배당금을 미리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한국거래소 지수 사용권 개방을 통한 한국물 파생상품 접근성 제고도 이뤄진다. 오는 2월 FTSE 코리아(Korea) 지수선물이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며, 1분기 중 유럽(Eurex)과 미주(ICE) 시장에서 한국 파생상품 거래 시간이 확대된다.
정부는 이번 종합 로드맵을 통해 외환·자본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국내 금융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MSCI 선진 지수 편입 시 약 16조 5000억 달러에 달하는 추종 자금 중 일부가 국내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원화 국제화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는 것"이라며 "국제 거래에서 원화 사용이 늘어나면 기업들의 환 헤지 비용과 환율 변동 위험이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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