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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민주주의의 미래 박영숙
  • 기사등록 2020-03-26 11: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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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미래학자들은 메가트렌드의 하나로 ‘대의민주주의 약화, 신 직접민주주의 출현’을 제시해 왔다. 유엔미래포럼회장 제롬 글렌은 대의민주주의 약화와 관련해 40년 전부터 농경 시대에는 종교가 권력을, 산업 시대에는 국가와 의회가 권력을, 정보화 시대에는 기업이 권력을, 인공지능 시대에는 똑똑한 개인 즉, 국민이 소셜미디어를 가지면서 권력을 가진다고 전망해 왔다. 


특히 다보스포럼의 글로벌어젠다위원회는 아예 “이제는 대의민주주의가 쓸모가 없어진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로 추락한 이후, 정치 제도 및 정치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침식되고 있다. 시민들은 지금 자신의 국가 지도자보다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를 더 신뢰한다. 오늘날 이동통신과 소셜 네트워크 등 여러 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점점 더 똑똑해지는 개인의 요구에 의해 거의 대부분의 나라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 시스템을 채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가파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 많은 국가들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시위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났다. 그리스와 스페인, 우크라이나,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한국까지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를 휩쓸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시민들과 선출된 정치인들 사이에 근본적인 단절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터넷 덕분에 대중은 이제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 의견 교환이 쉽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손쉽게 모여 집단 행동을 할 수 있고, 이전보다 더 빠르게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때문에 정부는 단순히 일부와의 대화가 아닌 모든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대의민주주의 정치 제도는 19세기에 만들어졌고, 그 제도로 선출된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은 20세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21세기 국민들을 대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선출직들은 단기 의제만을 추구하는데, 임기 내에 오직 자리 보전만 바라보며 일한다. 그런데 21세기 유권자들은 신뢰를 원하고 혁신을 원하며 이런 신뢰는 장기적 의제와 장기적 투자, 미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종래의 정치 방식으로는 확실히 살아남지 못한다. 그래서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대의민주주의를 바꾸자는 요구가 증폭한다. 글로벌 소셜 미디어와 같은 구조를 통해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하게 된다. 사람들은 더 이상 대의민주주의에 끌려다니지 않으며 스스로 힘을 모아 이 제도를 바꾸려 할 것이다. 변하지 않으면 단순히 무정부 상태로 이어질 것이다.



정치 제도 역시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정부는 가장 적절한 수단을 통해 국민들과 소통해야 하는데, 소셜미디어는 국민들의 불만에 대해 만병통치약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온라인 전자투표, 스마트폰을 통한 투표나 설문조사를 통해 민주적인 과정으로 국민여론을 수렴할 수 있다. 전 세계에 새로운 기술 즉, 디지털 시대가 다가와 다시금 그리스·로마 시대처럼 직접민주주의가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할 것이다. 시민 대표들이 스스로 모든 사람의 의견을 디지털로 모아 주민참여입법제도,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요즘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작금의 절대 강자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이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지만,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켜 주지 않아 손발이 묶이고, 각종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이 발탁한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하는 것을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런데 오히려 국회의 권한이 커지는 것을 국회의원들이 우려하고 있다. 커지는 권력이 부메랑이 되어 이른바 대의민주주의의 소멸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국회를 향해 그들에게 위임한 권한을 돌려달라고 할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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