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조선 왕실 5m 대형 병풍‘요지연도’미국서 환수 후 첫 공개
  • 김태구
  • 등록 2021-01-27 13:12:41

기사수정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지난 19일부터 박물관이 재개관함에 따라 지하 1층에 자리한 ‘궁중서화실’에서 궁중회화의 진가를 고스란히 담은 ‘요지연도’를 포함한 병풍 세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 <요지연도>는 미국의 개인이 소장하던 작품으로 소장자의 부친이 50여 년 전 주한미군으로 근무할 당시 구입하여 미국에 가져갔던 것으로, 지난해 문화재청이 국내 한 경매사를 통해 다시 구입한 후 국립고궁박물관에 이관하여 이제는 국민 누구나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되었다.


가로 넓이가 무려 5m에 이르는 대병(大屛)으로, 조선후기 왕실 병풍의 위용을 보여준다.


특히, 이 병풍의 장황(裝潢) 상태가 제작시기보다 후대로 추정되어 경매 당시 표구(表具) 시기에 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였다. 확인을 위해 병풍 한 폭의 뒤편 배접지(褙接紙)를 살펴본 결과, 1957년 조선일보 신문과 1959년 동아일보 신문이 발견되어 소장자가 미국에 가져가기 전 한국에서 다시 표구를 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지연도’는 중국 고대 전설 속 서왕모(西王母)가 신선들의 땅인 곤륜산(崑崙山)의 연못인 요지(瑤池)에 주나라 목왕(穆王)을 초대해 연회를 베푸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도교적 주제를 담은 신선도는 국가와 왕조의 오랜 번영을 염원하는 뜻을 담아 조선 후기 궁중을 중심으로 유행하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요지연도' 중 대표적인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경기도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18~19세기에 제작되었으며 이번에 첫 공개하는 <요지연도>는 이 중에서도 비교적 고식(古式)에 속하는 것이다. 요지연도의 공통된 특징은 서왕모와 목왕 앞자리에 잔치상(찬탁, 饌卓)이 놓인다는 점인데, 국립고궁박물관의 <요지연도>는 찬탁 대신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시녀들을 배치해 연회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 것이 특색있다.


이번 전시에는 근대기에 제작된 <신선도> 12폭 병풍을 함께 전시하여 관람객들이 조선후기 궁중 신선도의 시기적 변화를 감상할 수 있게끔 하였다. 화폭마다 중국 고사(故事)에 등장하는 길상적인 의미를 지닌 신선들이 묘사되어 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신선도는 궁중과 민간에서 복을 기원하고 무병장수의 소망을 담은 장식화로 꾸준히 유행하였다. 먹의 번짐 효과를 극대화한 발묵법(潑墨法)으로 그린 근대기 도석인물화(道釋人物畵)의 특징을 보인다.


이외에도,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선 왕실 군사력의 상징, 군사의례」 특별전에서 미처 선보이지 못한  <수군조련도(水軍操練圖)>도  이번 전시에 같이 전시되어 있다. 19세기 말 제작된 것으로 경상도 통영에서 행한 삼도(三道)의 수군 훈련 장면을 그린 10폭 병풍이다. 조선은 임진왜란 이후 대규모 해상 전투에 대비한 훈련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통영에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을 세우고, 매해 봄과 가을에 합동 해상 훈련을 개최하였다. 이때는 통영으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삼도 수군이 모두 모였으며, 수군조련도는 이 모습을 기록한 그림이다. 그림을 통해 조선 후기 해상 전투를 위한 배(전선, 戰船)의 모습과 수군의 배치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참고로, 국립고궁박물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 체온 확인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전시실 관람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이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며 새롭게 단장한 궁중서화실에서 일상의 생기를 조금이나마 되찾기를 바란다. 아울러 앞으로도 상설전시실 개편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더욱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2.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3.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4.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5. 울산시, 청년형 유홈(U home) 청년들에 인기 [뉴스21 통신=최세영 ] 유홈(달동)                          유홈(백합)유홈(삼산)유홈(양정)유홈(태화)                                ▲ 조감도제공=울산광역시울산시가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청년층의 주거만족도 향상을 위해 추진 중...
  6. KTX·고속버스 한 곳에서, 익산역 환승체계 개선 구상 나서 호남 철도의 관문 '익산역'이 고속철도와 고속·시외버스,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한자리에서 갈아타는 복합환승센터로 확장하는 밑그림을 그려나간다.  익산시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추진하는 '복합환승센터 혁신모델 컨설팅 지원사업' 공모에 익산역이 최종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
  7. 이동환 고양시장, 고양시 “2개 노선 도시철도망 확정” 환영 [뉴스21 통신=추현욱 ]고양특례시 관내 도시철도 2개 노선이 12일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어 국토부에서 최종 승인·고시했다.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고양시 서북부지역의 열악한 교통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해 왔던 철도교통망 확충계획의 일부인 도시철도 사업이 확정되었다”라고 밝히고 “촘촘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