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 출토복식’ 국가민속문화재 지정 예고
  • 장은숙
  • 등록 2021-03-23 10:07:08

기사수정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조선 시대 중기 여성의 복식 문화와 상·장례 풍습을 파악할 수 있는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 출토복식(총 96건 124점)’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하였다.


구성이씨·여흥이씨 묘는 2010년 5월 경기도 오산 가장산업단지 공사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조선 시대 회격묘(灰隔墓) 3기가 나란히 확인되었는데, 그중 2기의 묘에서 여성 미라 두 구와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나머지 1기가 두 여성의 남편 묘로 짐작되었지만, 훼손 정도가 심해서 주인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두 개의 묘에서 출토된 명정(銘旌)에 따르면, 묘의 주인공들은 조선 시대 한 사대부 남성의 첫째 부인(구성이씨)과 둘째 부인(여흥이씨)으로 추정되며, 작고 당시의 남편의 관직 품계가 각각 9품, 6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성이씨와 여흥이씨의 묘는 무연고라는 한계점은 있으나, 발굴기관, 복식 전공자, 병리학 연구자 등 전문가에 의해 유물 수습과 보존처리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점에서 가치가 높다. 조사를 통해 확인된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 출토복식’에는 총 96건 124점(구성이씨 41건 51점, 여흥이씨 55건 73점)에 달하는 다량의 유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임진왜란(1592년) 이전 16세기 중후반 양반 가문 여성의 다양한 복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높고, 조선 시대 여성의 염습(殮襲) 과정 등 전통 장례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 시신의 머리에 쓴 상태로 출토된 ‘가리마’는 기록으로만 전하던 여성용 쓰개(모자)의 착용 방법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 남성의 관복처럼 목선이 둥근 형태인 ‘단령형(團領形)원삼’은 원삼의 초기 모습을 연구할 수 있다는 점, ▲ 치마의 앞부분을 접어서 앞은 짧고 뒤는 길게 만든 ‘전단후장형(前短後長形) 쌍스란치마’는 임진왜란 이전 시기에만 확인되는 복식으로 희소성이 높다는 점, ▲ 실용적인 생활소품이자 장신구로서의 역할을 겸비한 ‘자수바늘집노리개’는 보존상태가 좋아 세부 장식이 그대로 남아있어 당대 자수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학술적으로 가치가 탁월하다고 인정되었다.


그밖에도 출토 사례가 많지 않은 얼레빗과 참빗, 귀이개, 솔 등이 출토되었고, 수례지의(禮之衣)로 사용된 액주름, 철릭이 포함되어 있어 동시대 남성 복식의 특징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오산 구성이씨·여흥이씨 묘 출토복식’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는 복식, 생활용구, 신앙자료 등을 꾸준히 발굴·지정할 예정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4. 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선로 이탈…한국인 2명 사망·1명 중상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외교부는 5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
  5. 잡초 무성한 레드카펫…정체성 잃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충북 제천시가 청풍호반을 떠나 제천비행장에서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를 개최했지만, ‘정체성 상실’과 ‘준비 부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시는 기존 청풍호반 특설무대의 한계(3천석)를 넘어 비행장에 5천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초대형 돔(Dome)을 설치하며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영화제”를 내세웠지만, 정작 개막식 관람객은...
  6. 유명 1세대 유튜버 ‘대도서관’ 나동현씨, 자택서 숨진 채 발견… 향년 46세 유명 게임 전문 유튜버 ‘대도서관’으로 활동해온 나동현(47) 씨가 9월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약속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나씨를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유서나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부검을 통해 정...
  7. 전남경찰청, AI 음악으로 고속도로 안전운전 문화 확산 [뉴스21통신 박민창기자] 전라남도경찰청이 운전자들의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이색 홍보에 나섰다.경찰청은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와 협업해 9월부터 전남 지역 1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교통안전 메시지를 담은 AI 음악을 송출하는 홍보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