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누님의 사랑과 희생
  • 유성용
  • 등록 2021-06-10 15:30:40

기사수정

가난한 집안에 장녀로 태어나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남의 집 식모로 팔려가 듯 몇푼 되지도 않은 돈을 받고 살다가.. 


조금 머리가 커지자 봉제공장에서 기술을 배우고자 

시다(보조)부터 시작해 잠도 못자면서 죽어라고 일하던 누님이 계셨답니다.


한창 멋을 부릴 나이에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 하나 사 쓰는 것 조차 아까워 돈을 버는 대로 고향집에 보네서

동생들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그많은 먼지를 하얗게 머리에 뒤집어쓰고 몸은 병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그저 소처럼 일해서 동생 셋을 모두 대학까지 보내는 등 제대로 키웠죠.


누나는 시집가는데 들어갈 돈도 아까워 사랑하는 남자를 눈물로 보네기도 했지만.. 이를 악물고 숙명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그렇게 늙어갔습니다.


그러다 몸이 이상해서 약국에서 약으로 버티다 쓰러져 동료들이 업고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위암 말기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않아 수술을 해서 위를 잘라내면 살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망설임 끝에..

누나는 미국에 살고있는 큰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동생아~ 내가 수술을 해야하는 데 3000만원(30만불) 정도 든단다.. 어쩌면 좋겠니?"


그러나 동생이 골프를 치다말고 말했습니다.


''누나.. 정신 차려! 내가 30만불이 어딨어?"


'''아..알았다.. 미안하구나~" 


결국 힘없이 전화를 끊고 말았습니다.

둘째 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둘째 동생은 법대를 나온 변호사였습니다.


"동생아..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이없네~? 어떻하면 좋으냐?"


둘째가 말했습니다.


"누나.. 요즘 변호사 수임이 줄어들어서  힘드네~

나중에 연락할께~"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니다.

하여 막네 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사정 얘기를 하자.. 막일하는 동생이 아내와 함께 단숨에 뛰어왔습니다.


''누..누나.. 우리누나~ 

집 보증금을 빼왔어.. 이걸로 수술부터 합시다.."


누나는 막네의 사정을 빤히 아는 터라 그냥 동생부부를 부둥켜안고 울기만 했습니다.


수술하기 전날 밤.. 

보호자 침대에서 잠들은 올케를 바라보던 누나는 조심스레 옷을 갈아입고 밤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횡단보도에 우두커니 서있던 누나는 자동차 불빛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렇게 누나는 한많은 이승에서의 삶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올케는 꿈 속에서이듯 조용히 미소를 지으면 어깨를 토닥이는 누나의 손길이 느껴져 놀라 깨어보니..  


누나의 자리가 비어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빈침대 위에 놓여진 편지를 발견하고 펼쳤습니다.


몆줄의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막네야.. 올케.. 고마워~ 내 죽어서도 너희들을 지켜줄께.. 내가 그나마 죽기 전에 보험을 들어놔서 이거라도 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야.."


참으로 기구한 운명이었습니다.


누나가 죽고.. 장례식에도 참석하지않았던 두 동생들은 누나의 사망보험금이 상당하다는걸 알고 막네를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똑같이 나누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

'법적인 모든것을 동원하겠다..'


두 형수들과 함께 온갖 욕설에다 죽일 듯 위협까지 가해 왔습니다. 결국 법정으로 가고 말았죠.


처음에 막네는 줘버릴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누나의 핏값을 두형으로부터 지키고 싶었던 막네는 결국은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변호사 친구들이 변론을 맏아주기로 했습니다. 몇개월의 소송 끝에 판결을 나왔습니다.


판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판결문을 읽어내려갔고..

누나의 휴대폰의 문자까지 읽어주자 두 형들은 창피해서인지  두말않고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이만큼 살아보니.. 삶이란 그렇더군요..

모두 자기의 역활이 따로 있습니다..


그러나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공통분모일 것입니다.


불쌍하게 삶을 마감했던 누나는 대체 이 세상에 

왔다가 무엇을 남기고 가셨을까요..


성자같은 삶.. 

바로 선한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60 ~70년대 산업화를 이끌었던 우리의 누이들.. 

그리고 형님들.. 


그들은 가시고기처럼 자신의 알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까지도 버릴수 있었던 장렬한 전사들 이었습니다.


그리고 썩어 문드러져 거름이 되어주신 부모님들.. 


그분들을 결코 꼰대 라고 치부해선 않되는 이유 이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 선거가 오면 나타나는 사람들, 끝나면 사라지는 정치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도시의 공기는 아직 조용하지만, 정치인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SNS가 먼저 반응한다.현장 사진, 회의 사진, 시민과 악수하는 장면이 연달아 올라온다. 마치 그동안 도시 한가운데서 살고 있었던 것처럼.하지만 시민들은 기억한다. 그 사진 속 인물들이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2.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 제9대 회장에 장석훈 취임 서산지역 사회복지 민간 허브 역할을 맡아온 서산시사회복지협의회가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새 집행부 출범을 공식화했다.협의회는 지난 1월 24일 오후 3시 서산시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제8·9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이완섭 서산시장과 성일종 국회의원, 조동식 서산시의회의장, 윤만형 서산시체육회장 등 ...
  3. '민주당 코스피5000특위'…"주가누르기·중복상장 방지법 등 추가 검토" [뉴스21 통신=추현욱 ] 코스피 지수가 22일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중복상장 방지법’을 추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오기형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청와대 초청 오찬을 마친 뒤...
  4. 삼성전자, 갤럭시 공급망 대격변… "중국·대만산 비중 확대, 생존 위한 선택" [뉴스21 통신=추현욱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 삼성전자가 자사 플래그십 및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시리즈에 중국과 대만산 부품 탑재 비중을 파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과 가중되는 원가 압박 속에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급 풀이된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신임 중소기업은행장 내정 [뉴스21 통신=추현욱 ] 장민영 IBK자산운용 대표(62·사진)가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내정됐다.금융위원회는 22일 이억원 위원장이 장 대표를 신임 중소기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장 내정자는 1989년 중소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리스크관리그룹장(부행장), 강북.
  6. 미국 새 국방전략 “한국, 지원 제한해도 북 억제 ‘주된 책임’ 가능… [뉴스21 통신=추현욱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국방전략(NDS)에서 북한이 여전히 한·미·일에 강력한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한국이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어 주된 책임을 질 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NDS는 또 이란 핵시설 폭격과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을 언급하면서, 다른 국가가 미국의 이..
  7. '부동산 전자계약' 급증...편리한데 금리 혜택까지 [뉴스21 통신=추현욱 ] 지난해 부동산 매매·임대차 전자계약 이용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국토교통부는 지난 한 해 전자계약으로 체결된 부동산 거래가 50만7431건으로 전년(23만1074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22일 밝혔다. 전자계약 건수가 50만건을 넘어선 것은 2016년 시범 도입 이후 처음이다.특히 민간에서 체결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