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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방류 1년 남은 후쿠시마 오염수…비현실적 원전 폐로로 계속 늘어나 - 그린피스, “오염수 해양 방류는 끝이 아닌 시작일 것” 유성용
  • 기사등록 2022-03-03 13: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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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그린피스 페이스북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11주년을 9일 앞둔 3월 3일(오늘) 온라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GE 원자력 사업부의 수석 엔지니어를 역임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 사무소 책임 관리자를 맡았던 사토시 사토(Satoshi Sato) 컨설턴트 엔지니어와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참석해 후쿠시마 원전 폐로 진행 상황과 그 문제점을 알렸다. 


도쿄전력과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저장된 약 129만톤(올해 2월 기준)의 오염수를 내년 봄부터 해양으로 방류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폐로 작업을 2050년까지 마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사토시 사토는 이 계획이 사실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부가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원전 폐로 작업으로 투입된 냉각수는 전량 오염수가 돼, 하루 평균 약 140톤씩(2020년 기준) 오염수가 늘고 있어 해양 방류가 시작되면 30년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도쿄전력의 원전 폐로 계획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근거는 ▲핵연료 잔해 제거 계획의 비현실성 ▲후쿠시마 원자로 건물의 손상 ▲지하수 유입과 폐로 작업으로 인한 방사성 오염수의 증가 ▲오염수 저장 수조의 고준위 방사성 슬러리 폐기물(액체성 방사성 폐기물이 여러 물질과 혼합돼 걸쭉한 상태로 변한 형태) 발생 등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의 핵연료 파편은 원전 근로자의 연간 방사선 피폭량 한계인 50mSv(밀리 시버트)의 약 40배에 달하는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를 안전하게 제거하기 위해, 로봇 팔로 1그램의 핵연료 파편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후쿠시마 원자로 1~3호기에 남아 있는 핵연료 파편이 약 9억 9,700만 그램인 점을 감안하면, 2050년까지 제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핵연료 파편이 남겨진 원자로 건물의 보전 상태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2021년 11월 촬영한 후쿠시마 원전 1호기를 점검한 영상을 보면, 기둥 균열과 갈라진 콘크리트가 곳곳에서 보이는 등 심각한 손상이 확인된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원자로 건물의 구조적 건전성 평가나 붕괴 위험성을 측정한 결과를 공개한 바가 없다. 사토시 사토는 “새로운 지진이 발생할 경우 구조물이 이를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해당 건물이 무너질 경우 추가 폭발로 인한 대참사가 우려된다. 따라서 핵연료 파편 제거보다도 구조적 건전성 평가와 더불어 1, 2호기 내 사용후핵연료의 신속한 이동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도쿄전력의 오염수 관리 능력에도 여러 의문이 남는다. 원자로 건물의 응축실(Torus room)안에 약 15,000톤의 오염수가 있으나, 도쿄전력은 이를 오염수 관리 계획에 포함하지 않았다. 사토시는 이 오염수의 방사성 삼중수소 농도는 150TBq(테라 베크렐)로 도쿄전력의 추정치보다 20배 높다고 밝혔다. 


오염수의 방사성 물질을 정화할 것으로 알려진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기능도 여전히 미지수다. 도쿄전력은 약 129만톤의 오염수를 ALPS로 두 차례 정화 후 방류하겠다고 밝혔으나, ALPS가 30년간 두 차례씩 정화할 기능이 유지될지 여부는 검증되지 않았다. 또한 현재 ALPS는 오염수를 정화한 후 고준위 방사성 슬러리를 부산물로 생성하고 있다. 이 슬러리 폐기물은 고건전성용기(HIC)에 보관되고 있으며, 일부 슬러리 폐기물은 시간 당 약 60그레이(물질이 흡수한 방사선의 에너지 기호)의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 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자료에 따르면, 사람이 15그레이 이상의 방사선에 피폭될 경우 중추 신경계증후군장애로 수일 내 사망할 수 있다. 


그린피스는 2021년 발표한 후쿠시마 폐로 기술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미 현행의 원전 폐로 작업이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의 양을 현저히 증가시킬 것으로 경고한 바 있다. 폐로 작업의 일환으로 핵연료 파편을 식히기 위해 하루 평균 수백 톤의 냉각수가 원자로로 투입돼, 원자로에 남아 있던 알파 핵종의 고독성 방사성 물질이 냉각수를 오염수로 생성하고 있다. 현재 ALPS 성능으로 알파 핵종까지 안전한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적 검증은 없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수석 원자력 전문가 숀 버니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은 사고 이후에도 지속되는 방사능 오염의 위험성을 보여준다”며, “후쿠시마 원전에 남아있는 수백 톤의 핵연료 파편은 지난 11년간 끊임없이 오염수와 핵폐기물을 생성하고 있다. 고준위 핵폐기물 장기 저장 방법이 누락된 도쿄전력의 폐로 계획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 장마리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현재 일본 정부의 폐로 계획은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를 증가 시켜 일본을 비롯해 최인접국인 한국에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내년 초 일본 정부가 계획한 오염수 방류가 끝이 아니라 시작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19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세계 최초로 폭로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 작년 10월 국제해사기구(IMO)에 참석한 IAEA와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불가피한 기술적 검토 자료 공개를 요청한 바 있으며 올해 추가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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