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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남극 탐사서 기후위기 징후 발견
  • 유성용
  • 등록 2022-03-16 12: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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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후위기 영향 보여주는 명백한 징후



▲ 사진제공=그린피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기후위기로 인한 남극 생태계의 변화를 과학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지난 1월 6일부터 약 두 달 간 남극 해양 생태계를 탐사했다.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아틱 선라이즈호 탐사 결과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펭귄 서식지가 남쪽으로 이동했으며, 남위 65도 해저에서 다양한 해양 생태계가 확인됐으나 남극 해빙 면적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탐사에서 서식지 이동이 관찰된 종은 남극에서 가장 개체 수가 많은 젠투펭귄으로, 그린피스의 탐사 연구팀은 남극 반도 동쪽에 위치한 안데르손 섬(Andersson Island)에서 총 75개의 젠투펭귄 둥지를 발견했다. 젠투펭귄은 일반적으로 남극에서 비교적 온화한 지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데르손 섬은 너무 추워 지금까지 젠투펭귄이 새끼를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지역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기후위기에 따른 온도 상승으로 젠투펭귄 군락 서식지가 남쪽으로 확장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남극 탐사에 참여한 그린피스 글로벌 해양 캠페이너 루이자 카슨은 “이번 펭귄 서식지 조사 결과는 가속화하는 기후변화 속에서 남극 생태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이번 탐사로 젠투펭귄이 급격한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지구온난화로 인해 빠르게 녹고 있는 해빙 손실의 징후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펭귄 서식지 조사에 이어 그린피스 연구팀은 남위 65도 인근1) 수중에서 취약한 해양 생태계를 조사했다. 이는 잠수함을 이용한 남극 탐사 연구 역사상 최남단 지역으로, 극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올해 남극 해빙이 최소 면적을 기록함에 따라 그린피스 환경감시선은 웨델해의 외딴 바다로까지 진입이 가능했다. 현장에서 이뤄진 해저 탐사에서 연구진들은 산호와 여러 취약종을 비롯한 다양한 해저 생명체를 발견했다.


김연하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극심한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남극 해저 생태계는 아직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점차 뜨거워지는 기후 속에서 남극 생물들의 터전인 해빙이 빠르게 녹고 있다”면서 “남극 해빙은 2017년 최저 해빙을 기록한 이래 또다시 서울 면적의 약 70배에 달하는 크기의 얼음이 사라짐에 따라 현재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국제 탐사팀은 해빙 손실을 막고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남극 해역에 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8일 발표된 IPCC 워킹그룹 II 6차 보고서2)에서도 전 세계 바다의 30~50%를 보호해야 할 것을 명시했다. 뿐만 아니라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해양 생태계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해양보호구역은 해양 생물이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핵심 도구로 그 중요성이 명백하지만, 지금까지 공해에 지정된 해양보호구역은 단 2%에 불과하다. 특히 남극 웨델해는 약 10년 전부터 해양보호구역으로의 지정이 제안되어 왔으나 글로벌 리더들의 의견 불일치로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김 캠페이너는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해양생물다양성보전(Biological Diversity in the Areas Beyond National Jurisdiction · BBNJ) 협약 4차 정부 간 회의가 지금 바로 (3월 7일~3월 18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를 비롯한 전 세계 리더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조약을 체결하고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 마련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이번 회의가 종료되는 3월 18일 그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한국 정부를 포함한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공해상 해양보호구역 30% 지정을 위한 국제적 조약이 성사될 때까지 지속적인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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