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북한 열병식, 김정은 연설 대신 딸 부각
  • 윤만형
  • 등록 2023-02-10 17:52:23

기사수정


▲ [SHUUD.mn=뉴스21 통신.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북한이 8일 저녁 8시 반쯤 인민군 창건일 75주년 열병식을 열고, 이튿날인 어제(9일) 저녁 6시쯤 녹화 방송을 내보냈다.


열병식은 북한의 무력을 과시하는 중요 행사로 대내외를 향해 지도부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역할도 한다.


이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 여부가 주목받았는데, 김 위원장은 별도의 연설 없이 딸 과의 다정한 모습을 수차례 강조해 보여줬다.


화려한 폭죽과 조명으로 마치 축제를 방불케하는 열병식 연출도 눈에 띄었다.


북한의 '야간 열병식'은 이제 새로운 관행이 됐다. 2020년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 이후 열린 다섯 번의 열병식이 모두 해가 진 후 열렸다. 각종 조명으로 수놓아진 평양 김일성 광장과 고공낙하팀의 시연 등은 북한 주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열병식은 주민에겐 볼거리를 제공하는 일종의 종합공연으로 축제 참여의 성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열병식의 본래 목적인 무력 과시는 예상보다는 소규모에 그쳤다.


각 종대가 특징적인 차림을 하고 등장했지만, 기존 열병식과 큰 차이는 없었다. 고체연료 추진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으로 추정되는 신형 무기를 선보였고 최신 ICBM인 화성-17형이 대거 등장했지만, 북한 측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홍 실장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는 60개 종대 만5천여 명이 참가했다. 이는 지난해 4.25 열병식(72개 종대, 2만여 명)의 75% 수준이다.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도 특히 주목한 부분은 김정은의 딸이다. 김주애로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의 딸은 김정은·리설주를 빼닮은 얼굴로 열병식 곳곳에 등장했다.


열병식장에 들어설 때는 김 위원장과 함께 군 지휘관들의 극진한 영접을 받았고, 귀빈석에 앉아있다가 행사 도중 김 위원장 옆으로 와 나란히 관람하기도 했다. 부녀는 귓속말을 하고, 김주애가 김정은의 볼을 어루만지는 등 다정한 모습이 연출됐다.


북한에서 '최고 존엄'의 자리에 있는 김 위원장의 얼굴을 누군가 공개석상에서 만진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 장면이었다.


김주애는 지난해 ICBM(화성-17형) 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한 후 이번까지 모두 5차례 공식석상에 김 위원장과 함께 등장했다.


홍민 실장은 김주애가 등장한 행사가 모두 무기나 군 관련 행사라는 점을 들어, 핵무기를 통해 보내려는 메시지에 김주애의 상징성을 활용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홍 실장은 "핵무기를 통해 강조해 온 국방력 강화, 대미억제력, 자위적 억제력이라는 메시지와 미래세대를 대표하는 김주애를 결합시키면 핵무기 고도화를 통해 미래세대의 안전, 주민들의 안전이 담보되었다는 메시지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관심은 김주애가 이른바 백두혈통의 새로운 후계자가 될 수 있을지에 쏠린다. 통일부는 "후계 구도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겠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다만, "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등으로 볼 때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딸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통일부 이효정 부대변인은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2. [단독]"6년간 23억 벌었는데 통장은 '텅텅'?"... 쇠소깍협동조합의 수상한 회계 미스터리 [제주 서귀포=서민철 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명소인 쇠소깍 수상 레저 사업이 수십억 원대 '수익금 불투명 집행 의혹'에 휩싸였다. 2018년 행정 당국의 중재로 마을회와 개인사업자가 결합한 '하효쇠소깍협동조합'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도, 회계 장부상 돈이 쌓이지 않는 기형적인 운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 23억 ...
  3.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4.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5.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6.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7. [풀뿌리 정치를 말하다] “전북의 미래 설계자” 김관영 지사, 재선 구도 본격화 민선 8기 반환점을 돈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사실상 재선을 향한 행보에 들어갔다.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완주·전주 행정통합, 20조 원대 기업유치와 새만금 산업화 등 굵직한 과제들을 앞세워 “도약을 넘어 완성으로 가는 4년”을 내세우는 구도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지사를 두고 “공약형 정치인이 아니라 설계...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