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재판에 넘겨진 김아무개(68)씨가 범행 뒤 이 대표를 살해하지 못해 분하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김용균) 심리로 열린 김씨의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범행 이튿날인 1월3일 부산 연제경찰서 유치장에서 김씨가 작성한 메모를 공개했다. 메모에는 “나의 죄명이 왜 살인미수인가. 분명히 처단했는데, 어떻게 살아있다는 건가. 특별히 위험하고 사악한 괴물을 이 세상과 격리시키고자 했던 시도가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녘 유치장 벽면에 마주하면서 깨닫게 됐다. 분하다. 적군의 수괴를 저격하는 데 실패한 저격병이 인신구속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라고 적혀 있다.김씨는 범행동기, 목적, 고의성 등을 확인하는 검찰의 심문에 담담한 표정으로 응했다. 김씨는 다른 사람과의 공모는 없었으며 혼자서 계획하고 범행을 실행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4·10 총선 전 범행을 저지르려고 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김씨는 “경제적 실망감에 총선에서 야권이 (의석수) 과반을 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재명씨가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한 상황이라면, 다음 대선까지 레드카펫이 깔린다고 생각했다.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내 의지를 관철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김씨의 다음 공판은 5월21일 열린다.김씨는 지난 1월2일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부산시 신공항추진단장으로부터 가덕도신공항 상황 설명을 듣고 이동하던 이 대표의 왼쪽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