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30일 헌법재판소, “양심적 병역거부자, 36개월 대체복무는 합헌”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05-30 18:28:15
  • 수정 2024-05-30 18:29:25

기사수정


평화적·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교도소 등에서 일반 병사들보다 길게 복무하도록 한 대체복무제도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교정시설 등 복무 기관의 제한, 일반 병사들보다 긴 복무기간, 합숙생활 의무 등이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는 데 부합하다는 취지다.

헌재는 대체복무역을 규정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기각 5명, 인용 4명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대체복무역법이 규정하는 대체복무요원들의 불이익에 줘 이 법으로 실현하는 국가 안전보장과 국민의 기본권 보호 헌법적 이익이 더 크다는 취지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교정시설에서 대체복무 중인 청구인들은 복무하는 기간, 방식, 기관에 대해 규정한 조항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지난 2021년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지난 2020년 도입된 대체복무역법은 △36개월 복무 △합숙 복무 △교정시설(교도소, 구치소) 복무 등을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이 조항들은 대체로 복무요원에게 과도한 복무 부담을 주고 대체역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관련 조항들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으므로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했다. 우선 헌재는 이같은 제도가 “헌법상 의무인 국방의 의무와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를 조화시키고,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병역 제도 아래에서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간에 병역부담의 형평을 고려한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병역 체계를 유지하고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런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역병은 원칙적으로 합숙복무를 한다”며 “대체복무에는 군사훈련이 없고, 대체복무요원 외에도 복무기간이 36개월인 병역(일부 보충역)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교정시설에서 36개월 동안 합숙 복무하도록 하는 것이 입법목적 달성에 기여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대체복무요원의 복무기관을 교정시설로 한정하는 것에 대해 헌재는 “군사훈련이 없는 대체복무요원에게 신체등급별로 복무기관을 달리 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현역병보다 복무기간이 긴 것에 대해서도 헌재는 “군사훈련을 기본으로 해 보직에 따라 육체적·정신적으로 큰 수고와 인내력이 요구되는 현역병들에 견줘 무기를 취급하지 않는 등 특별한 배려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합숙 조항 또한 현역병들도 원칙적으로 군부대 안에서 합숙복무를 하므로 형평성을 위한 것이라고 헌재는 판단했다.

반면 이종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 등 4명은 “복무기관을 교정시설로 한정한 것은 현역병과의 형평성 내지 현역병의 상대적 박탈감만을 지나치게 고려한 것이고, 36개월 대체복무기간 또한 현역병의 복무기간의 최대 1.5배를 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국제인권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병역기피자의 증가 억지와 현역병의 박탈감을 해소하는 데만 치중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사실상 징벌로 기능하는 대체복무제도를 구성함으로써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청구인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날 헌재는 대체복무역법 조항 위헌심판 사건 56건을 병합해 심리해 결정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 빨간오뎅 축제 뒤 ‘혈세 공회전’ 논란… 단속차량 수시간 무인 시동 지난달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충북 제천역 광장에서 열린 ‘빨간오뎅 축제’가 수많은 인파 속에 진행되고 있다. 제천의 겨울 대표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며 제천시가 야심 차게 추진한 행사다.그러나 축제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행사장 주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 운영이 포착되며 ‘혈세 낭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 [단독] 구리시 어르신 행사서 ‘80대 노인 사망’ … 백경현 시장 행보 논란 [구리=전형진·서민철 기자] 구리시 지역 사회를 위해 마련된 어르신 식사 대접 행사가 끝내 인명 사고로 얼룩졌다. 특히 현장에 머물던 백경현 구리시장의 당일 행적과 최근 연이어 터진 고발 사건들이 맞물리며 시장의 시정 운영 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지난 2월 27일 낮 12시경, 구리시 수택2동에서 새마을부녀회가 주관...
  3. [단독] ‘구리 아이타워’ 심사위원들, 백경현 구리시장 고소… “내부자료 무단 유출로 명예훼손” [구리시=서민철 기자] 과거 구리시 ‘아이타워’(수택동 다기능 주상복합) 건립 사업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전직 공직자들이, 내부 심사 자료를 언론에 무단 유출하여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백경현 구리시장 등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27일 박 모 전 구리도시공사 본부장과 엄 모 전 구리시 행정지원국장은 최근 백경...
  4. 中부자들 바이코리아 열풍. . .‘중한 반도체 ETF’에 자금 몰려 [뉴스21 통신=추현욱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한국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반도체 ETF(상장지수펀드)가 인기다. 특히 중국에 상장된 ‘중한 반도체 ETF’에 자금이 폭발적으로 몰렸다. 해당 상품은 중국 본토 투자자가 위안화로 한국 반도체 대형주에 접근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공모 ETF..
  5. '법원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헌재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찬성 162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네이버 db) [뉴스21통신 =추현욱]  법원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재판소원제법)이 27일 여당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재...
  6. 미 국방부, 엔트로픽을 '공급망 리스크'로 지정…군 계약업체도 사용 금지 [뉴스21 통신=추현욱 ] 미국 국방부가 AI 기업 엔트로픽(Anthropic)을 "공급망 리스크(supply-chain risk)"로 공식 지정하고, 군 계약업체 전체의 엔트로픽 기술 사용을 즉시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전 기관에 엔트로픽 사용 중단을 지시한 직후 나온 이 조치는, AI 이용약관을 둘러싼 정부와 민간 기업 간 갈등이 계약 단절이라는 결과...
  7. 고교학점제 공동 교육과정 역량 강화 …학생 선택권 넓힌다 [뉴스21 통신=최세영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27일 울산교육연구정보원 내 고교학점제지원센터에서 고교학점제의 효과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자 공동 교육과정 업무 담당자 50여 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운영했다.  이번 연수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도입과 운영의 핵심 요소인 공동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현장...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