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그린 주민등록증이다.
대충 그린 얼굴.
휘갈겨 쓴 글씨체.
누가 봐도 엉성한 그림인데, '업비트'의 고객 확인 시스템은 진짜 신분증으로 인식했다.
덕지덕지 가려도, 종이에 복사해도, 모두 무사통과였다.
금융당국 점검 결과, 엉터리 실명 확인이 최근 3년간 3만 4천여 건이었다.
'돈세탁' 가능성도 확인됐다.
이 화면은 한글로 서비스되고 있지만, 싱가포르의 한 거래소다.
국내 금융당국에는 신고 안 된 곳이다.
금융당국은 불법이 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곳과 가상자산을 거래하지 말라고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업비트는 미신고 거래소 19곳과 4만 4천여 건의 거래를 지원했다.
금융당국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중징계를 통보했다.
신규 고객에 한해 외부로의 가상자산 입출고를 석 달간 막는 영업 일부정지.
이석우 대표 '문책 경고' 준법감시인 '면직' 등 임직원 9명을 제재하는 내용이다.
두나무는 제재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향후 방안을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만 냈다.
적발된 혐의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았다.